[현장] 우여곡절 끝에 문 연 '설문대할망전시관' 가보니…

[현장] 우여곡절 끝에 문 연 '설문대할망전시관' 가보니…
"제주다운 공간"… 콘텐츠·유물 아쉬움도
콘텐츠 부실 등으로 보완 거쳐 5년 만에 개관
개방형 수장고에 역사 영상관·어린이관 조성
특정 전시공간에 유물 쏠려있는 등 과제 존재
  • 입력 : 2025. 06.17(화) 20:00  수정 : 2025. 06. 17(화) 20:31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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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수장고. 신비비안나기자

[한라일보] "제주의 민속문화, 신화, 돌문화 역사를 집대성한 공간입니다."

2019년 준공을 하고도 전시 콘텐츠 미흡 등으로 문을 열지 못했던 설문대할망전시관. 24년 넘게 이뤄진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의 핵심시설이자 마지막 프로젝트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이 여러차례 보완작업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최근 개관했다. 지난 16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김동희 제주돌문화공원 소장은 설문대할망전시관을 이같이 표현하면서 "제주의 정체성을 담은 가장 제주다운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내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2만4585㎡ 규모로 지어진 설문대할망전시관은 규모 면에서는 국내 국·공립전시관 중 단일 전시관으로는 전국에서 세번째로 크다. 커다란 규모의 전시관은 돌하르방·현무암과 빛·향기로 태고의 숲을 표현한 프롤로그 공간인 '할망의 올레'로 시작해 민속·역사·신화를 다룬 4개의 상설전시관, 3개의 쉼팡, 어린이관까지 이어진다.

등경불 모티브로 한 조형물 .

백지연 학예연구사는 "제주 창조 여신인 '설문대할망'의 흔적을 따라 제주의 민속과 신화, 돌문화를 중심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돌팟(돌밭)에서의 삶'을 주제로 한 상설1관인 민속관은 제주인들의 의식주를 차례로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 눈길을 끈 건 바로 제주옹기, 애기구덕 등 600여점의 제주 민속 유물을 펼쳐놓은 대규모 개방형 수장고인 '할망의 보물함'이었다. 도내 국공립박물관 중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법을 활용하고 디지털 레이블로 유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등경불을 모티브로 한 대형 조형물도 눈에 들어왔다.

국내 최대 규모 어린이관.

민속관에서 상설2관인 역사관으로 이동하는 사이에는 물장오리 습지를 형상화 한 원형야외공연장도 있다. 역사관은 탐라의 역사를 중심으로 채워졌다. 높이 10m의 대형 역사영상관에서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해상왕국으로 성장한 탐라의 역사를 담은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제주의 돌문화, 고려시대 석조미술, 탐라순력도에 관한 내용이 채워졌다.

상설3관인 신화관은 제주의 무속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다. 전통 무속과 현대적 기술을 결합해 제주의 열두본풀이를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했다. 상설4관인 신화관은 설문대할망을 주제로 한 영상과 현대작품, 체험 콘텐츠를 담은 공간이다. 특히 투명한 유리에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는 '미라클 글라스'로 국가민속유산인 내왓당무신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아카이브 공간도 갖췄다. 4개의 상설전시관 사이사이마다 작은돌, 큰바위, 오르미 등 3개의 쉼팡을 만날 수 있다.

4개의 상설전시관을 다 돌고 나면 마지막으로 어린이관을 마주하게 된다. 국공립 어린이관 중 국내 최대인 2500여㎡ 규모로 조성된 어린이관은 설문대할망과 한라산, 오백장군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약 150억원을 들여 전시물 제작과 설치, 보강작업으로 제주다움을 담아냈지만 콘텐츠 개발과 유물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전체 전시 유물 1100여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특정 전시공간에 쏠려 있어 다른 전시공간이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미흡해 보이는 등 곳곳에 아쉬움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김동희 소장은 "콘텐츠나 유물이 부족할 수 있지만 앞으로 채워 나가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설문대할망전시관 개관을 기념해 이달 29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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