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는 17일 제1별관 회의실에서 '제주들불축제 발전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한라일보] 제주들불축제가 '오름 불놓기' 대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축제로 달라지면서 축제 정체성이 사라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제주의 생태적 가치에 기반한 지속가능하고 주민참여형 친환경 생태축제로 재설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제주시는 17일 오후 시청 1별관 회의실에서 '제주들불축제 발전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고미 제주자치도 농어업유산위원회 위원은 '축제, 순환-생명-공동체의 기억 확장의 장으로' 주제 발표에서 "들불축제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전통적인 불놓기의 상징성 축소로 낮은 만족도와 축제의 정체성 훼손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관광축제로 복귀 기반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축제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축제를 불과 들, 공동체를 기반에 둔 재설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들과 불이라는 전통 생태요소를 탄소중립과 순환 메시지로 확장하고, 방애·목축·공동목장 등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주민참여형 축제, 체험 공동 기획형 구조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문성종 제주한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회에서 고선영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디지털 등 기술 의존도만 강조하다 보면 굳이 들불축제를 새별오름에서 열어야 할 의미가 없다"며 "새별오름은 이미 들불축제라는 장소성과 역사성을 갖는 만큼 진정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들불축제는 우리 조상과 지역주민들의 농경문화를 재현해 만든 의미가 큰 만큼 마을과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마을 공모를 통해 들불문화 재현 프로젝트를 지원하거나 기간을 늘리면 들불축제주간으로 들불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고, 제주도가 이야기하는 일상이 축제가 되는 제주마을 만들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들불이 없는 축제의 성격과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미디어 아트는 이미 여러 지자체 축제에서 선보이는 형식이고, 불꽃쇼 역시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세계불꽃축제,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불꽃축제, 경북 포항국제불빛축제 등이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들불축제는 제주 축제로서의 독창성·차별성·창의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제의 방향을 바꿔 제주오름의 역사적·문화적·경관적 가치에 주목해 이름을 '제주새별오름축제'가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위영석 한라일보 뉴미디어부 부국장과 이인재 가천대학교 교수는 주민참여형으로 공동체 문화를 보여줬던 축제의 핵심 콘텐츠였던 오름불놓기 폐지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축제를 포기하거나 새판을 짜거나인데, 새판을 짠다면 불과 들, 공동체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관광객을 위한 축제인지, 지역주민을 위한 축제인지 목표 설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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