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 환자 40% 줄이는 법

[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 환자 40% 줄이는 법
  • 입력 : 2021. 03.31(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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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고령화로 2050년까지 치매 유병률은 우리나라 1.5배, 유럽 2배, 세계적으로는 3배 증가가 예상된다. 최근 10여년간 알츠하이머 병의 병리를 규명하고, 생물학적 표식자를 생물학적 진단에 이용하는 연구에서는 큰 발전을 이뤘지만, 그 핵심병리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 개발에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비약물적 치료적 접근이 중요시되고 있고, 또한 치매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서구 국가에서는 더 철저하고 향상된 혈관관리와 뇌건강관리의 결과로 치매의 발병률이 감소됐다. 2020년 란셋 위원회 (lancet commission) 치매 예방, 개입 및 관리 보고서에서 최근의 모든 연구들을 종합 분석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교정 가능한 12가지 요인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이 12가지 치매 위험인자들은 전 세계 치매 발병 원인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이 위험인자들 모두 제거한다면 치매의 40%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0명이 치매 환자인데, 이 위험인자들을 제거하면 4명의 치매환자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연구결과는 향후 국가의 치매 정책 수립에도 과학적 근거가 될 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향후 치매 예방에도 뚜렷한 지침을 제시해준다.

12가지의 위험인자는 크게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의 위험인자로 나눌 수 있다. 20세 이전의 낮은 교육수준 (7%), 중년기의 청력장애(8%), 외상성 뇌손상(3%), 고혈압(2%), 1주에 소주 3병 이상에 상응하는 과도한 음주(1%), 비만(1%), 그리고 노년기의 흡연(5%), 우울증(4%), 사회적 고립(4%), 신체 활동 저하(2%), 대기오염(2%), 당뇨병(1%)이다. 여기서 각 퍼센트는 그 요인이 제거될 때 치매환자가 줄어드는 정도를 의미하고 12가지의 요인을 합하면 40%이다.

전 생애에 거쳐 교육은 치매의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으로, 특히 뇌의 가소성이 큰 20세 이전의 교육이 향후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기간의 교육은 특히 중요하다. 중년기 청력저하는 8%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인자로 청력저하의 기준 밑에서도 10데시벨 청력저하마다 그에 비례하는 인지기능저하가 관찰되고, 보청기 사용은 인지기능저하를 예방하는 보호효과가 있다. 중년기에 머리 부상을 최소화하고 유해한 음주를 줄이고, 수축기 혈압 조절은 130㎜Hg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예방의 필수 요소이다.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의 중요한 위험인자로서 사회적 고립, 신체적인 활동저하의 요소와 함께 치매 위험도를 10%가 높인다. 2019년 제주도 4700여명 독거노인 조사에서 반 이상이 실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독거노인의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감의 심화, 신체적 활동의 저하가 예상되고, 이는 향후 치매 환자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 우울증 자체 뿐만 아니라 치매 고위험군로서의 독거노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매 치료가 답보 상태인 현 시점에서 치매 예방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 12가지 치매 위험 요인을 줄이는 실천이 지금 바로 개인적으로 또한 정책적으로 시작된다면 우리도 머지않아 치매 발병률 감소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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