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찾아본다. 제주어로 전하는 엄마의 추억은 눈물샘을 건드린다. 소멸 위기의 제주어로 쓴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각기 다른 색깔로 제주어가 전해진다. 김신자, 강순복 작가의 신작들이다.
ㅣ아들과 함께 만든 첫 동시집 '잘도 아꼽다이'
기분이 좋아서 가볍게 어깨춤을 출 때 쓰는 '들싹들싹', 벌컥 성을 내거나 흥분하는 감정인 '울칵울칵', 마음에 들지 않아 중얼거리거나 불평하는 '붕당붕당', 깜짝 놀라 몸을 떠는 모양을 나타내는 '춤막춤막', 사람이나 물건이 졸망졸망하게 모여 있는 모습인 '오망오망'.
제주어로 시조를 써 온 김신자 시인의 첫 동시집에도 제주어가 등장한다. 그가 최근 펴낸 '잘도 아꼽다이('아주 귀엽다'라는 뜻의 제주어)'는 제주어로 감정을 찾아가는 동시집이다.
총 5부로 구성된 동시집에는 65편의 시가 실렸다. 정감 어린 제주어 중에서도 감정을 표현한 시어들이 가득하다. 각 동시마다 제주어와 표준어 대역이 함께 수록됐다. 저자의 아들이 그린 아기자기한 그림도 곳곳을 채운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고, 제주어 감정 단어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표현해야 좋은 인간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말의 뿌리도 들여다보고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의 의미와 무게를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 시인은 현재 제주대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당산봉 꽃몸살', '난바르', '그릇제도 매기독닥, '보리밥 곤밥 반지기밥', '봄비에 썼던 문장을 돌아오지 않는다' 등을 냈다. 강성구 그림. 한그루. 1만5000원.
l 제주어·표준어 엮은 5편 동화 '엄마의 꽃단지'
"'영순아, 항아리는 네가 계속 말을 걸어 주고 닦고 보듬으며 아껴야 살아 숨 쉬는 항아리가 되는 거란다.' 그때야 영순이는 깨달았습니다. 엄마가 항아리를 왜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는지를요."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제주 강순복 작가가 제주어 동화집 '엄마의 꽃단지'를 펴냈다.
이 책은 엄마의 꽃밭이자 놀이터였던 장독대를 통해 엄마를 추억하는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어멍의 꼿단지(엄마의 꽃단지)'를 비롯해 '신의 아덜 꿈쟁이(신의 아들 꿈쟁이)', '얼음 공주영 네발 왕자(얼음공주와 네발 왕자)', '할아버지는 산더레 할머니는 바당더레(할아버지는 산으로 할머니는 바다로)', '할머니의 빨간 가방' 등 단편 동화 5편으로 엮었다. 5편의 동화 모두 제주어와 표준어로 실었다.
저자는 "어린이들이 지금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환하게 빛으로 열리는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에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전했다.
저자는 '네 발로 걷는 아이'로 1994년 '문예사조' 동화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바보 선장', '춤추는 흰 종이꽃' 등을 냈다. 선로 그림. 뱅크북. 1만5000원.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