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① 1 finger-ring test 출처 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 2017
40대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근육, 어떻게 대처할까?근감소증, 종아리 둘레 측정으로 조기 진단 가능해규칙적인 유산소와 근력 운동이 예방·관리의 핵심
[한라일보]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몸의 근육량,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줄거나 약해져 각종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근감소증이 심해지면 낙상, 골절, 신체적 장애, 삶의 질 저하에 이르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
2016년 국제 질병 분류 체계에서 근감소증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임상적 적용과 관리에 중요성을 인정했고, 국내에서도 2021년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CD)에서 근감소증을 포함하게 됐다. 고령사회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에서는 제주대학교 재활의학과 최준환 교수의 도움을 받아 근감소증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

최준환 재활의학과 교수
흔히 사람들은 근감소증을 노화의 일부 증상으로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자연 감소한다. 근육은 영양분과 호르몬 불균형, 활성산소 증가, 염증, 유전자와 단백질 기능 이상, 줄기세포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요인으로 감소한다. 특히 40세 이후에는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70대의 근육량은 30~40대에 비해 30%나 더 적다.
실제로 근력도 함께 떨어지게 되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남성의 평균 악력은 약 47㎏이지만 70대 남성의 평균 악력은 약 34㎏에 불과하다.
노화로 인해 소멸되는 양만큼의 근육 세포가 재빨리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육이 사라진 자리를 지방이 채워, 체중은 비교적 유지되기 때문에 근육 소실 상태를 모르기 쉽다.
또한 근육의 양뿐만 아니라 근육의 질 역시 저하되는데,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 수와 굵기가 줄어들어 근력 감소가 일어나며 지구력을 담당하는 지근보다, 순발력을 책임지는 속근에서 근육 감소가 많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자는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가 어려워져서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② 출처 ChatGPT
▶근감소증의 증상과 영향
근감소증은 근육 자체를 넘어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쳐 신체 전반적으로 기능 저하를 가지고 온다. 특히 뼈는 근육에 의해 스트레스(자극)을 받아 밀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근육이 힘을 잃으면 뼈도 약해진다. 정도가 심하면 골다공증까지 간다.
또한, 근육 감소는 새로운 혈관과 신경이 생겨나는 것을 방해해 인지기능 저하까지 낳는다. 또, 간에 지방을 늘리고 심장 비대를 촉진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방해한다. 또한 근육은 당뇨병의 발생과 연관돼 있다. 혈당을 낮추는 가장 큰 기관으로서 에너지인 혈당을 흡수했다가 필요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감소증이 생기게 되면 근육의 혈당 흡수와 배출 기능을 나쁘게 해 당뇨병 발생을 촉진시킨다.
삼킴(연하) 장애와도 연관돼 있는데 근감소증은 구강의 삼킴 근육을 약하게 해서 반복적인 폐렴의 발생도 증가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의 발병을 3~5배 높이고 암, 패혈증, 비만,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진단과 평가
최근 2023년 발표된 국내 근감소증 개정 지침에 따르면 종아리 둘레가 남성의 경우 34㎝ 미만, 여성의 경우 33㎜ 미만일 경우에도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종아리 둘레를 쉽게 가정에서도 재어 볼 수 있다. 위 그림(사진 ①)과 같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 종아리 둘레를 재어보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에서는 종아리 가장 두꺼운 부분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 만든 둘레보다 작을 경우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근력 및 신체기능 평가 등을 통해 근감소증에 평가를 이용한다. 근력은 악력 측정을 통해 평가하며, 남성의 경우 28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경우 근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설문지(SARC-F)에서 4점 이상일 경우, 보행속도가 초속 1m (시속 3.6㎞) 이하로 떨어져 있는 경우, 5번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는 시간이 11초를 넘어서는 경우 (앉은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에) 근력 및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확인이 되면 추가적으로 골다공증 검사 시 이용하는 이중에너지 x-선 흠수계측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혹은 생체전기저항분석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으로 골격근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근육량을 측정하고 조금 더 정확한 신체기능 평가를 통해서 진단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근감소증 예방 및 관리
그렇다면 근감소증은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현재까지 뚜렷하게 근감소증을 임상적으로 개선한 약제는 없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예방 및 치료는 충분한 영양과 지속적인 운동, 적절한 대사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모두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령자는 단백질 섭취를 통해 필수 아미노산을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보충해야 근육을 지킬 수 있는데 오히려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고 활동량이 줄어들어 근육의 양과 힘이 함께 감소한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신체 기능을 떨어뜨려 운동량도 줄어들고 운동량의 감소는 근육이 혈중 포도당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근육량과 근력을 더 낮추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한 암, 당뇨병, 고혈압,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은 몸의 염증을 증가시켜 근육 단백질의 생성을 방해하고 분해를 촉진해 근육을 줄인다. 또, 노화가 진행되면 손상된 근육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에도 이상이 생겨 근육 재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먼저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심폐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유산소 운동뿐 만 아니라 근육의 질과 양을 호전 시키는 근력운동을 주 3회 정도, 격일로 시행하는 것을 권유한다. 유산소 운동은 골격근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를 생성하며 궁극적으로 유산소운동 능력과, 대사조절, 심혈관계 기능을 개선한다. 근력운동은 운동을 처음 하는 초급자의 경우에는 한 가지 동작을 15회 정도 반복할 수 있는 무게로 설정해 시작하다가 운동이 익숙해 지면 10~12회 정도, 상급자의 경우 8~10 회 정도로 하는 무게를 설정할 것을 권유한다. 이러한 반복횟수로 운동하고 2-3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반복해 2-3회 반복하는 것을 권유한다. 큰 근육인 허벅지, 복부, 가슴 근육 운동을 포함해 상체 운동 등 추가해 구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운동 전과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운동과 정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노인에서 근력운동만을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현재 대다수의 연구들에서 입증된 것으로 효율적이고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특히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한 영양 섭취에 신경을 써야한다. 일부 연구들에 따르면 체중 1㎏당 1~1.2g 혹은 매 끼니 25~30g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콩류, 견과류, 소고기, 닭고기 같은 고단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근감소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는 세끼 나눠서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나이가 들수록 운동과 영양 섭취의 중요성은 커진다. 100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운동과 영양 섭취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
<최준환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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