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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일곱 해 기록한 엄마
김은정의 '엄마는 김예쁨이꽃입니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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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자기 전 아이에게 '섬집아기'를 들려줬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로 시작되는 노래를 그는 그저 동요로만 여겼다. 이 대목을 듣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아기가 왜 혼자 있어요? 혼자 있으면 슬프겠다. 엄마가 회사 가면 아기는 어린이집을 가야지. 그래야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지." 아이는 노래 속 혼자 있을 '아기'에게 감정이입이 된 듯 했다. 그는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단어는 아이에게 설명하기 참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도 알아야 하는 것이기에 차분히 설명했다. 슬픔이 있어 기쁨도 있는 것일 거라고.

엄마와 일곱 살 아이가 주고 받은 대화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제주에서 "아이 셋을 키우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엄마"라는 김은정씨가 펴낸 '엄마는 김예쁨이꽃입니다'로 아이의 말이 고스란히 엄마의 글로 엮였다.

표제에 등장하는 김예쁨이꽃은 저자가 마흔에 얻은 셋째 아이가 지어준 이름이다. "엄마는 나보면서 예쁘게 웃고 꽃을 좋아하니까… 김예쁨이꽃 어때요?"라고 했고 도서관이나 마트에 갈 때 불리는 그의 이름이 되었다.

이 책에는 그 아이와 함께해 온 일곱 해의 풍경이 50가지 일화에 펼쳐진다. 아이와 나눴던 이야기를 적고 그 옆에 엄마의 생각을 나란히 배치하는 방식으로 써 내려갔다.

저자는 "아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자란다"고 했다. 그런 사연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다. 그 하나가 '용기'다. 아이는 '용기'를 두고 "엄마의 사랑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풀이했다. 이 말에 엄마도 아이에게서 용기를 얻는다고 적었다. 블록쌓기를 같이 했던 어느 날엔 "너무 힘들다, 포기하자"란 엄마의 말에 아이가 "안 돼요, 포기하면. 그럼 기쁠 수가 없어요. 다 쌓으면 엄마도 기쁠 거에요"라고 답했다. 이날 엄마의 기록엔 이런 문장이 보인다. "아이는 잘 자라고 있네요. 저도 아이 키우기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부크크.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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