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품은 공간… 사물들이 들려준 이야기

4·3 품은 공간… 사물들이 들려준 이야기
제주 양동규 작가 개인전
  • 입력 : 2025. 07.01(화) 18:53  수정 : 2025. 07. 01(화) 18:54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망막을 휘감아

'제주시점 : 희고 흰 바람'
이달 10~28일 제주갤러리
사진에 영상·설치 123점


[한라일보] 동광리 무등이왓, 다랑쉬굴, 령이골, 북받친밭…. 아픈 역사인 제주4·3의 시간을 품은 공간들에 남겨진 사물과 감각을 따라간다. 그 곳에서 마주한 숯, 이끼, 바람, 돌, 나무와 같은 자연물은 풍경이 아닌 4·3 이후의 정동을 품은 사라진 존재들로 다가온다. 그 시선을 제주 양동규 작가가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담아낸다.

이달 10~28일 서울 인사동 인사이트센터에 있는 제주갤러리에서 열리는 양동규 개인전 '제주시점: 희고 흰 바람'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가 마련한 2025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작가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이 작가가 표현한 사진·영상·설치 작품 123점(사진 118점·영상 3점·설치 2점)을 선보인다.

이끼

작가는 제주의 땅 속에서 발굴한 타다 남은 '숯'을 일상의 흔적을 넘어 생존의 기억이자 침묵되어야만 했던 체온의 기록으로 표현했고, 생의 시작인 '이끼'는 4·3의 시간을 지나 사라진 존재들을 있던 자리에 다시 깃들고 퍼지는 생명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또 '흰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라진 존재의 흔적으로 드러낸다.

전시 제목인 '희고 흰 바람'은 김지하의 '흰 그늘'과 한강의 '흰'에서 착안해 지었는데 희생과 부재, 애도라는 의미를 엮어냈다. 작가는 "바람은 머물지 않지만 지나간 자리엔 그 바람이 남긴 무언가가 조용히 이야기를 이어간다"며 "남겨진 사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했다.

박소정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8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