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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작고 느슨한 문학 공동체가 만든 '시적 순간'
김이듬 산문집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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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심리적인 기차역이나 객실이 되면 좋겠다. 책을 통해 먼 곳으로 떠났다가 조금 달라진 마음으로 돌아오는 경험이 가능한 곳이 되면 어떨까? 작은 불빛이 있는 등대가 되어도 좋겠다. 바람 부는 날, 위기에 처한 작은 어선처럼 인파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면 기쁘겠다."

그의 글은 28일간 준비 기간을 거쳐 내일이면 개점하는 '책방이듬' 이야기로 시작된다. 책방 운영은 누구의 지지나 후원을 받지 않고 벌인 일이었다. 그를 아는 모든 사람이 말리고 걱정했다. 그는 "다만 내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게 될까 봐 두려웠다"는 문장으로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에 대한 대답을 풀어놓았다.

영역시집 '히스테리아'로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 수상한 김이듬 시인. 그가 '책방이듬'을 꾸리며 겪은 일화와 일상의 단상을 모아 산문집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를 묶었다.

시인은 책방을 열면서 동화 같은 상상을 했었다. 안마나 마사지를 받으러 다니던 이들이 와서 책을 읽고, 거리를 문화적으로 바꾸는 동네 책방 말이다. 동네 분위기는 못 바꾸고 자신만 바뀐 것 같다고 했지만 책방 건물주가 열세 번째 월세를 탕감해주면서 건넨 얘기가 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책방이듬이 늘 열려있고 잘되기를 바랍니다."

산문집에는 희로애락이 결집하는 책방에서 낯선 이들을 환대로 맞이하고 그들과 융화됨을 경험하는 새로운 그가 있다. "지옥은 다른 사람이다"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신뢰하며 살아온 그였다.

시인은 누군가를 만나 자신이 예전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 한 편의 시를 읽고 예전과 다른 삶을 꿈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믿는다고 했다. 책방에 자주 와서 시인과 교감했던 이들을 통해 그 변화를 봤기 때문이다. "책방이라는 작고 느슨한 문학 공동체가 자신의 잠재성을 발현"하는 '시적 순간'을 만들었다. 열림원.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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