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4·3 기억에 대한 윤리적 응답… 오광석 '귓속의 이야기'

[책세상] 4·3 기억에 대한 윤리적 응답… 오광석 '귓속의 이야기'
세 번째 시집 펴내
  • 입력 : 2025. 06.26(목) 11:37  수정 : 2025. 06. 26(목) 13:4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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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의 이야기' 시집 표지

[한라일보] 제주 오광석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귓속의 이야기'를 펴냈다.

제주4·3을 다룬 시집은 1부 '미치는 날에 만나요', 2부 '귓속의 이야기', 3부 '사라진 마을 남겨진 사람들', 4부 '기억 속에 살아나는'으로 구성됐다. 총 60편의 시가 실렸다.

시인에게 이 시집은 고향에서 일어난 4·3이라는 역사적 비극에 대한 기억의 윤리적 응답이다. 시인은 그 역사의 기억과 마주하는 방식을 환상성에서 찾는다. 환상성을 가진 제주 설화와 세계적인 기담을 끌어들여 현실과 연결해 시를 써내려갔다.

대표적인 시가 '환마(幻魔)'다. "꽃감관이 이르길 섬의 아이가 항쟁을 끝내지 않고 이리 도망쳤느냐 하늘의 법도를 어긴 대역죄로 초열지옥으로 떨어지리라 산사람이 어찌 지옥에 가느냐며 꽃밭을 구르는데 대지가 갈라지며 솟구치는 화염들 활활 타오르는 몸을 바라보며 비명을 질렀지."

이 시에 대해 현택훈 시인은 해설에서 "설화성과 함께 몸의 기억으로 재현되는 감각으로 시를 형상화하는 결정적인 작품이며 개인의 병증을 집단적 역사와 연결하는 인상적인 서사를 보여준다"며 "그의 시는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존재들에 대한 문학적 응답이자 호명"이라고 했다.

이번 시집은 제주의 이미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이전 두편의 시집 '이계견무록', '이상한 나라의 샐러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제주 태생인 오 시인은 2014년 '문예바다'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문학웹진 산15-1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북인.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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