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제주의 미래를 고민하다

[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제주의 미래를 고민하다
  • 입력 : 2019. 06.19(수)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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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전기차 선도도시다. 많은 이들이 전기차의 메카로 제주를 손꼽았고 국내외적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6월초 중소기업벤처부가 심의한 전기차 규제자유특구에서 제주는 제외되었다. 지난 4월 전기차특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제주가 이미 낙점을 받았었기에 그 충격과 실망감이 더욱 크다. 도내 언론들은 1면 톱기사로 제주도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으며 분발을 촉구하였고 사설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세계환경수도제주'의 비전과 함께 카본프리아일랜드2030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보급에 힘써온 제주이기에 그 위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달 제6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50여개국 150여개 기업이 참여하면서 명실상부한 B2B엑스포의 쾌거를 이루었다. 세계 각국의 전기차협회는 제주에서 열리는 엑스포를 통하여 국제적 환경이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배출가스없는 전기차보급을 위한 세계전기차협의회(GEAN)를 발족하였다. 그리고 그 사무국이 제주에 소재하는 법인체로서 산업자원부의 승인을 얻었다. 섬에서 무슨 모터쇼냐 갈치고장에서 웬 전기차냐 7년전 쏟아졌던 부정적 생각과 질타는 제주만의 특성과 전기차를 구체적으로 융합시켜나간 몇몇 민간인의 도전과 끈기에 박수를 보내며 바야흐로 제주가 세계 EV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많았다. 사드로 인한 급작스런 국제관계의 단절로 제4회 엑스포는 참가자가 절반으로 줄어 개최만으로도 성공이라 자위해야했고, 엑스포를 탐내왔던 서울에서는 제주의 개최시기를 쫓아다니며 대규모로 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전시기업의 제주참가를 방해하며 곤경에 빠뜨렸다. 내부적으로도 전기차엑스포에 대한 편견과 압박으로 개최 중단의 위기를 맞기도 하였다. 그러나 제주도민 다수의 선진의식과 전기차에 대한 애정은 전시시설도 없는 제주에서 매년 전기차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구동력이 되어주었고 충전의 번거로움과 주행거리의 한계에도 도민들의 자발적인 전기차이용은 제주가 전기차 선도도시로 나가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

누가 뭐래도 제주의 전기차특구지정은 당연하다. 향후 제주도는 규제개혁특구 지정의 개요 및 정체성을 면밀히 재파악하여 2차협의시 방향의 키를 정확히 잡아야만 한다. 또한 제주의 자연적 사회적 조건과 그동안 도내 산학연의 다양한 노력으로 축적해온 결과물들을 찾아내어 왜 제주가 전기차특구여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찰지게 피력해야만 한다. 성공적으로 안착된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센터, 제주생산기술연구원 등 전기차관련 기관들과의 연계는 물론 전기차산업에 종사하는 도내 기업군과 제주스마트그리드협회, EV협동조합 등을 구심점으로 취약했던 지역산업육성과 경제활성화, 그리고 청년일자리 확대방안까지 전략적 밑그림을 확실히 그려야할 것이다. 제주의 전기차규제자유특구지정, 이제 그것은 제주도 공무원에게 달렸다. <허경자 ㈜대경엔지니어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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