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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당한 공권력, 더 이상 자행돼선 안된다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9. 05.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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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어떻게 됩니까. 처음으로 돌아가서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뀄는데도 바로잡지 못하면 꿰맞추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적으로 제주섬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제주해군기지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비롯됐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벌어진 절차적 문제는 물론 국가기관이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9일 경찰청에서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7년 4월26일 강정마을 임시총회 개최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당시 마을주민 1900여명 중 찬성측 87명만 참석해 박수로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한 것입니다. 제주도는 같은해 4월30일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여론조사를 강행, 보름만에 후보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같은해 6월 19일 임시총회를 다시 열어 찬반 투표를 추진했지만 해군 등이 개입해 해당 투표를 무산시켰습니다.

특히 군과 경찰, 국정원은 물론 제주도 간부까지 참여해 해군기지 반대 주민에 대한 강경진압 대책을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들 기관은 2008년 9월 17일 해군기지 반대 주민에게는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인신을 구속해야 한다는 논의 등이 이뤄졌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반대측 관계자에 대해 폭행과 욕설, 집회 방해, 무분별한 강제연행 등 인권침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 제주도·도의회의 해군기지 예정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절대보전지역 해제, 공유수면매립계획 동의과정에서도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해군기지는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의사가 철저히 배제된 채 비민주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때문에 강정주민들은 절차상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며 국가기관에 항변했던 겁니다. 그 과정에서 강정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강정주민 등 600여명이 사법처리되고, 구상금 청구소송까지 당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래서 지난해 10월 국제관함식 행사 때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한 것입니다. 진상조사위가 요구한대로 경찰·해군·해경·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저지른 부당한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공권력이 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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