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훈의 제주마을 탐방](40)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

[양기훈의 제주마을 탐방](40)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
오름과 숲,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명품 감귤마을
  • 입력 : 2015. 05.19(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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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바라본 전경(위). 위미항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과 멀리 자배봉.

경지면적 대다수가 과수원 제주 감귤산업의 ‘메카’ 명성
해변에 형성된 갯바위 만물상 외지인들의 시선 사로잡아
마을내 동백나무 군락 독특한 심미적 가치 담아
"가로수 하귤로 바꾸자" 등 주민들 마을발전 전략 모색


爲美! 아름다움을 위하여. 뜻이 깊다. 옛 이름 쉐미가 한문 훈자 표기를 하다보니 세월이 흘러 이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드러나지 않은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마을 이름이 지닌 능동적인 자세가 주민들의 의식구조 전반에 흐르고 있어 좋다. 위미2리는 자배봉 북쪽에 위치한 13만 여 평의 마을공동목장에서부터 위미항 부근 해변까지 이르는 경사를 따라 펼쳐진 마을이다. 위미 1리와 3리 가운데 위치하고 일주도로(국도12호선)와 중산간도로(국도16호선)가 통과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무엇보다 제1종항인 위미항이 위미1리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바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5개의 자연마을이 합해져서 위미2리를 이룬다. 세천동, 대원상동, 대원하동, 상원동, 대성동. 오형택(81) 전 이장이 밝히는 설촌 시점은 자배봉에 있는 고인돌로 봐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겠지만 지금처럼 촌락을 형성하여 살기 시작한 것은 350년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먼저 홍씨가 들어와 살았지만 지금은 오씨 집성촌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씨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덩치 큰 갯바위들이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해변환경.

농업생산을 위한 총 경지면적 668㏊ 중에 과수원이 578㏊라면 감귤산업의 메카라는 주장을 하고도 남을 일이다. 부농의 꿈을 위해 줄기차게 달려온 결과 감귤로 발생하는 수익이 마을 경제에 중심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위미 감귤이 맛으로 승부를 내고자 하는 농가의 노력은 치열하다. 자배봉에 올라 내려 보면 얼마나 많은 농가가 하우스 감귤에 참여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남쪽 봉우리에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었던 관계로 망오름이라고 부르는 자배봉은 특이하다. 두 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으며 꼭대기가 아닌 기슭에 굼부리가 길게 협곡을 이루며 펼쳐져 있다. 다양한 식물생태 자원을 바탕으로 굼부리 분화구까지 철저하게 자연을 살린 산책로를 활성화시켜 사색을 테마로 하는 최상의 트레킹 코스로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위미1리와 잇닿은 위미항과 세천포구 두 개의 포구를 가진 바닷가 마을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용역이 완료되어 개발사업에 착수하게 되는 다기능어항(피셔리나항)으로 위미항이 거듭나게 된다면 미래지향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적 자원을 성장시키는 노력 못지않게 자연적 자원에 대한 가치를 발굴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 또한 주민들의 열띤 토론 속에 녹아있다.

오지홍 이장

오지홍(54) 이장이 추구하는 마을 발전 전략의 중심에 마을공동 목장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자배봉과 연계하여 위미2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 "이런 손님맞이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남원읍 관내에서 가장 협소한 복지회관을 마을의 성장규모에 맞게 새롭게 건설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숙원 사업들로 가득한 마을이다. 해내야 할 일들이 모두 미래에 대한 비전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의무라는 당위성.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39호 동백나무 군락지는 위미2리가 지닌 중요한 자원이다. 자연자원으로써의 가치도 가치려니와 이를 활용하여 동백나무 군락지가 지닌 심미적 요인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과 관련 된 시설들이 들어선다면 마을공동체가 추구하는 기대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시간성을 사색하는 테마의 공간으로 자배봉 굼부리에서 하천따라 내려오면 바닷가에 이르게 된다. 필자가 가장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것은 위미항 동쪽에서 시작하여 해변 전반에 펼쳐진 갯바위 만물상이다. 지질학적으로 거칠게 뻗어 내리던 특성을 가진 용암이 잘 쪼개지는 클링커 부분은 파도에 의해 침식과 풍화작용을 받았지만 강한 부분들이 살아남아서 형태를 이룬 것이다. 밀물 때 느껴지는 모습과 썰물 때 느껴지는 모습이 다르다. 조배머들코지 전설에 등장하는 용이 되어 승천하려던 이무기의 죽음을 스토리텔링으로 살려낸다면 엄청난 관광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보물로 보였다. 신비로운 힘을 발산시키는 위미 2리의 해변은 어떠한 개발 논리로도 파괴 돼서는 안 될 자원인 것이다. 야간에 오묘한 조명과 함께 시각적 하모니를 이룬다면 감동 관광을 발생시킬 것이기 때문.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고향인 조배모들코지.

새마을지도자들에게서 참으로 독특한 발전 전략이 터져 나왔다. 전통적인 마을 모습을 재현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관광자원화 하자는 생각에서부터 위미2리의 가로수를 모두 하귤로 바꿔서 감귤메카의 위상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 감귤 농가도 좋고 관광 관련 산업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능동적이 발상이 농민들 입에서 나오는 마을이다. 진취적인 마을 분위기 내면에 깔린 열정적 마그마를 가지고 어떤 형틀에 부어 미래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의지에 달렸다.

전봇대 높이 동백나무들이 즐비한 동백나무 군락지(제주도기념물 제39호).

장기 발전 전략에 대하여 마을만들기 차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마을도 명품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현실 때문이다. 위미리는 오름과 숲,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농촌마을이다. 여기에 전통적 마을공동체문화가 보전 된 문화마을의 위상을 이룩한다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넉넉한 체험마을로 성장 하게 될 것이다. 마을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이 이뤄진다면 마을기업의 형태로 복지 증진을 위한 기금은 충분히 벌고도 남을 마을이다. 30년 뒤 위미2리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오창익(50) 새마을 지도자의 한마디 "아들과 함께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보다 더 한 자신감이 지금의 농촌 현실에 있을까.

<공공미술가> <인터뷰 음성파일은 ihalla.com에서 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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