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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진의 한라시론] 70년 세월의 회한을 풀기 위해서…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03.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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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이 돌아온다. 특히나 올해는 70년을 맞는 해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위령제와 함께 4·3을 기리는 여러 가지 행사가 벌어지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행사들도 4·3이 사회적으로 표면에 드러난 20여 년 전 부터 진행 되어 왔으니 그리 오래 된 일도 아니건만 비극이 일어나고 반세기 동안 묻혀 있던 일들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묻혀 졌던 진실을 수면으로 올려놓은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화해와 상생을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제 정부의 공식 사과까지 받았고 위령제 또한 국가지정행사로 치러지니 다 해결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지난 극우정권의 부역자들은 겉으로는 상생을 말하며 속으로는 4·3의 역사적 의미를 깍아 내리고 다시 덮어버리기 위한 비열한 행위를 자행해 왔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겠지만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되던 그 주말, 저녁 뉴스를 보면서 필자는 울분이 솟구치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잠실 올림픽 파크텔에서 이명박 캠프 핵심 지지자들인 소위 뉴라이트 멤버들이 모여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 축하연을 진행했다는 짤막한 뉴스였다. 당시 재향군인회장 박세직을 비롯한 옛 군사정권의 주구들과 일부 극우 기독교인들이 모여서 "제주 4·3과 같은 빨갱이들에 의해 날조된 과거를 바로 잡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방송 된 것이다. 짤막하게 단신처럼 보도된 그 한 장면은 우리가 대통령을 잘못 뽑았음을 나에게 각인 시켜주었다. 겉과 속이 다른 행태를 보인 보수정권은 지난 9년간 제주와 4·3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우리는 경험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4·3을 인정하고 정부가 사과한다는 그 한마디로 4·3의 억울한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것이라 기대했다가 자칭 보수정권의 집권기간 동안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조사 작업을 방해하고, 심지어 추모노래 한곡조차 원하는 대로 부르지 못하는 시기를 보내게 되어서야 4·3이 끝나지 않았음을 유족들과 제주도민들은 느끼지 않았던가….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4·3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 지구상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이 자행한 집단 학살과 폭력 등 권력의 횡포, 특히 서북청년단의 집단 광기에 의해 희생된 3만 여명 이상의 희생자들과 그들의 억울한 사연 하나하나 낱낱이 전국에 알려져야 한다. 특히 올해는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4·3 바로 알리기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으나 최근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미투'운동과 이명박 전대통령 수사 등의 큰 이슈들에 4·3이 파묻히고 있다. 반가운 일이고 중요한 일이지만 4·3을 알려나가야 할 상황에서는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방해요소는 우리들 스스로일지 모른다.

제주도민들 스스로 우리는 4·3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반문해 보자. 내 가족들은 4·3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자문 해 보자.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은 알지만 아프고 슬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라면 우리가 먼저 그 역사의 진실을 알아야 다시는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음을 상기하자. 제주에 살고 있는 한 우리는 4·3에 한해서는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우리 자신이 먼저 4·3 바로알기에 정진하는 것이 70년 동안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의 회한을 푸는 첫 걸음일 것이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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