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오수관 이설… 안전 고려 기존 계단 고수
인근 토지주 "이동약자 배려 않는 행정 일방 추진"
입력 : 2021. 12.12(일) 17:52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관광지 내 토지주가 시의 오수관 정비공사에 따른 계단 설치 계획에 대해 교통약자를 위한 경사로 설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서귀포시가 추진 중인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관광지 오수관 정비공사와 관련한 진입로 형태를 놓고 행정과 민원인간의 의견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행정은 가파른 경사도 때문에 기존의 계단식으로 공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고, 이에 인접한 토지주는 장애인이나 노인 등 관광지를 찾는 이동약자를 위해 경사도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연내 완공을 목표로 1억원을 투입해 용머리관광지 주차장과 접한 사유지에 있던 우·오수관 50m 구간을 주차장으로 우회해 이설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변경된 오수관은 100m 구간으로 최근 사유지에 숙박시설이 들어서며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계단을 헐고, 오수관을 매설한 후 다시 계단을 새롭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진입로(63m)의 경사도가 현재 9.8% 수준으로 장애인 이동기준(8.5% 이내)에 맞추기는 공사현장 여건상 어렵다"며 "당초에 경사로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지형적인 면이나 옹벽 구축 등 예산 확보 문제로 현재로선 계단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지난 10일 현장에서 만난 토지주 A씨는 "그동안 계단 시설로 장애인이나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이 상당부분 제약을 받았는데, 이번 공사과정에서 경사도로 개설하는게 이중적 예산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는데 행정은 계단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내 소유인 인접 토지를 기부채납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행정은 일방통행식으로 경사도 타령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용머리관광지구에 계획된 전시박물관 등이 들어섰을 때,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쉽게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경사로 설치는 법적의무사항으로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서귀포시는 2000만~3000만원가량의 예산 부족의 이유로 다시 계단 설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