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올레 도보투어’를 6·9월엔 ‘야경 투어’로 전환고씨주택부터 산지등대까지… 세 코스 예약제 운영야경·해설·경관 어우러진 체험에 9월 예약 벌써 마감
[한라일보] "제주시 원도심 골목길에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지는 그 시간, 천천히 골목길을 따라 걸어보세요. 낮에 보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제주시는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와 협력해 강소형 잠재관광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성안올레 도보투어를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에 진행하고 있다. 6월과 9월에는 시간을 토요일 오후(7~9시)로 옮겨 '성안올레 야경투어'라는 이름으로 바꿔 운영 중이다. '성안'은 성(城)의 안쪽이라는 의미인데, 제주시 원도심이 과거엔 견고한 성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렇게 불렸다.
제주 역사·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늘 활기 가득한 최고 상권이었던 원도심. 하지만 1990년대를 고비로 신도시 개발과 인구 감소가 겹치며 원도심 '공동화'와 '쇠락'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려하고 번성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공존하는 삶의 현장이 바로 제주시 원도심이기도 하다.
성안올레 야경투어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회당 15명 안팎을 예약받아 운영 중인데, 반응도 좋다. 혹서기인 7~8월은 잠시 운영을 쉬어가고, 9월부터 다시 운영을 이어가는데 벌써 9월 예약이 마감되는 날도 있을 정도다.
투어는 총 3개 코스로 구성된다. 출발지는 모두 성안올레 쉼터인 고씨주택이다. ▷1코스는 고씨주택 책방(성안올레 쉼터)→산지천→옛성터→건입동박물관→물사랑홍보관→동자복→건입동 벽화길→산지등대 ▷2코스 고씨주택 책방→산지천→탑동광장→서자복→용연구름다리→무근성길→관덕정 ▷3코스는 고씨주택 책방→산지천→동문시장→제이각쉼터→삼성혈→보성시장→광양성당→자연사박물관을 걷는 코스다.
고씨주택은 현대식 건물 사이에 자리를 지키며 주민의 사랑방이자 명소로 자리 잡았다. 1949년 지어진 근대건축물로, 마당을 사이에 두고 안거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가 마주 보는 제주의 전통적인 민가 구조인데 개량 기와, 창호의 형태 등에선 일본식 건축 양식이 엿보이는 과도기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고씨주택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탐라문화광장 조성 당시 철거될 뻔했다. 하지만 가치 있는 건물로 보존·활용이 필요하다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철거하지 않고 2019년 원도심 재생사업으로 리모델링해 제주 사랑방과 제주 책방으로 문을 열어 활용되고 있다.
제주도는 고씨주택이 역사, 경관, 예술, 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조사되면서 2023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용연구름다리는 용연의 기암절벽 사이를 잇는 너비 2.2m, 길이 42m의 현수교 형태의 출렁다리다. 밤이면 다리에 형형색색의 불빛이 켜지고 계곡의 물줄기가 바다로 이어지는 모습과 우거진 나무숲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또 제주시의 젖줄이었던 산지천에서부터 산지등대에서는 주변으로 펼쳐지는 드넓은 바다와 사라봉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원도심의 골목 골목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원도심의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성안올레 야경투어 신청은 '제주착한여행' 누리집 또는 큐알(QR) 코드로 사전 접수하면 된다. '노쇼' 방지를 위해 예약 때 5000원을 받고, 프로그램 종료 후에 지역화폐 탐나는전으로 전액 환급해 준다. 글 문미숙기자·사진 제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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