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남광초등학교 6학년 6반 교실에서 디지털미디어인문학연구소 곽재정 강사의 안내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채현기자
"정보 공유 전 출처·진위 가리는 과정 필요"영상 시청 등 통해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법 배워기사에 실린 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직접 검증도
[한라일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한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 '딥페이크'.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진 이 기술은 '딥페이크 공포'라는 새로운 사회적 위협까지 야기했다. SNS에서는 가짜 뉴스가 순식간에 퍼졌고, 허위 이미지 하나로 주식이 요동치는 등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즉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런 변화 속에 1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6학년 6반 교실에서 눈에 띄는 수업이 열렸다. 디지털미디어인문학연구소 곽재정 강사의 안내로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이 진행된 것. 이날 24명의 학생들은 OX퀴즈와 영상 시청, 정보 분석 등을 통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법을 배웠다.
"2017년 페루 광산에서 외계인 사체가 발견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곽 강사의 질문에 학생들의 반응은 재빨랐다. "가짜에요!", "조회 수 올리려고 만든거죠", "진짜일 수도 있잖아. 외계인이 있을 수도 있지" 학생들은 머리 위로 O와 X를 표시하며 저마다의 의견을 밝혔다.
이날 수업은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아이들이 직접 생각하고 찾아보고 질문을 던지며 정보를 가려내는 체험형으로 진행됐다. 하늘을 나는 펭귄 BBC의 영상을 본 학생들은 유명 기관에서 만든 콘텐츠라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웠고, 기사에 실린 글도 직접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사실 여부를 검증해보기도 했다.
특히 '딥페이크' 사례 수업이 진행되자 학생들은 눈에 띄게 집중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역 의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체포 장면, 미국 펜타곤 폭발 사진 등 실제 사회 혼란을 유발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학생들은 "진짜처럼 보인다", "구별은 어떻게 하나요?"라고 입을 모았다.
곽 강사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정보를 공유하기 전, 잠시 멈춰 출처를 확인해보고, 진위를 가려보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멈추기·출처 확인하기·의심하기·확신 없으면 공유하지 않기라는 4단계 원칙도 설명했다.
오늘 수업에 참여한 강영재 학생은 "앞으로는 아무거나 믿지 않고 유튜브 같은 데서 본 정보도 의심하고 찾아볼 것"이라며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하민 학생은 "딥페이크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면서 "허위 정보도 현실과 너무 비슷해서 헷갈렸고, 앞으로는 그냥 넘기지 않고 꼭 공유 전에 확인해 봐야겠다"고 했다.
김채현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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