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경이 18일 오전 차귀도 서쪽 61km 해상에서 침수된 말레이시아 선적에서 거센 파도 등 악천후를 뚫고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제주해경 제공
침수된 외국 화물선 선원 구조에 나섰던 해양경찰 단정이 임무를 마치고 복귀 중 전복,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오전 7시14분쯤 스틸코일 4472t과 기계 설비 2100t을 싣고 싱가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선적 A(5436톤·승선원 19명)호가 제주시 차귀도 서쪽 61㎞ 해상에서 항해 중 높은 파도에 선체에 고정됐던 화물이 풀리면서 외벽을 쳐 좌측에 50cm 크기의 구멍이 뚫려 침수되기 시작하자 제주해경에 배수펌프 지원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1501함은 배수작업을 하면서 침수중인 선박과 함께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향했다. 이후 추가로 3012함이 배수펌프를 지원했지만 타기실에 많은 양의 해수가 유입돼 제주해경은 구조작업으로 전환했다.
구조작업에는 3012함 소속 고속단정 2대가 투입됐는데 첫번째 단정에는 선원 11명과 해경대원 6명이, 두번째 투입된 단정에는 선원 4명과 대원 5명이 탑승했다.
사고는 이날 낮 12시26분쯤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27.7km 해상에서 선원을 구조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17명이 탑승한 첫번째 단정이 연이어 몰아친 파도에 전복되면서 발생했다.
제주해경은 사고가 발생하자 단정 3척을 투입해 15명의 선원과 해경대원을 구조했다. 하지만 병원이송과 치료도중에 선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구조에 나섰던 제주해경 김철우(28) 순경도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제주시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다. 또한 해경은 실종됐던 선원 2명을 찾기 위해 항공기, 헬기, 경비함정 등을 총동원해 수색을 벌이던중 발견해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조준억 제주해양경찰서장은 "최초 배수 펌프 지원요청을 받고 현장에 1501함을 보내 확인한 결과 현지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기상 상황이 최악이었다"며 "배수펌프로 바닷물을 퍼내는데 한계에 다다르자 구조작업으로 전환했고 한명의 선원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악조건에서 작업을 벌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나머지 선원은 추가로 투입된 해경대원들에 의해 구조됐고, A호는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