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달리는 기분

해가 바뀌는 깊은 밤, TV에서는 노래와 춤으로 한 해를 어우르는 쇼가 펼쳐진다. 무대의 가수들과 무대 앞의 관객들 그리고 집 안의 시청자들은 카운트다운을 함께하고 다시 또 맞이하는 일년에 대한 설렘의 감정을 같이 즐기고 …

[영화觀] 이별의 정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슬픈 장면, 이를테면 울기 딱 좋은 장면들 앞에서 나는 잘 울어지지 않는다. 경험상 정교하게 가공된 슬픔의 세계는 나를 잘 울리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

[영화觀] 나의 속도 모르고

세상에서 절대 풀 수 없는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누구에게도 열어 주지 않는 스스로의 마음 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삶의 여러 대목에서 고개를 무겁게 끄덕…

[영화觀] 기억의 질감

프랑스 영화 '시빌'과 한국 영화 '프랑스 여자'는 닮은 구석이 많은 작품들이다. 두 작품 모두 중년 여성의 욕망과 그것이 발화하는 상황을 세련되고 강렬하게 그려내는 점이 우선 그렇다. 여성 주인공들이 각각 소설가와 배우라…

[영화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얼마 전 사유리의 출산 소식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일본인인 사유리는 한국에서 방송인과 작가로 활동하는 미혼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정자를 기증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되었고 그녀의 임신과 출산이 대중들에게 갑론을박을 …

[영화觀]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김초엽 작가의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있다. 이 단편집은 2019년 여름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SF장르의 소설집으로 우리가 흔히 이 장르에 갖는 편견인 번쩍이는 금속성…

[영화觀] 결혼이라는 이야기

올해는 아버지의 칠순이다. 연초에 계획된 부모님의 칠순 동반 부부 해외 여행은 여러가지 이유로 취소됐다. 그런데 70이라는 숫자는 그냥 지나치기엔 무겁고 애틋해서 해가 가기 전에 계획한 곳이 아니더라도 기대한 시간은 보…

[영화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영화 '도망친 여자'를 보았다.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이자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96년 첫 작품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홍상수 감독은 매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며 자…

[영화觀] 위대한 유산

마음이 복잡한 한 주가 지나간다. 부모님과의 대화, 끼니를 찾아 먹는 밤, 커피와 과자, 고양이 두 마리, 어제 밤의 드라마, 모니터로 볼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안부를 주고 받는 SNS정도가 일상인 나의 며칠에 생각하지 못했던 마…

[영화觀] 활짝 설렜어 난

“탄산 같은 하이틴 로맨스” 얼마 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보았다. 워낙 하이틴 무비를 좋아하는 취향인 데다가 SNS 유저들이 꽤 많이 언급했던 작품이어서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하면…

[영화觀] 토닥토닥, 나와 당신의 등짝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올해는 조용하게 지나갔다. 짧지 않은 연휴의 마지막 날 뉴스에서는 소통이 무척이나 원활한 고속도로와 국도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전국 여기저기를 보여주는 화면 속에 교통체증은 없었고 오히…

[영화觀] 알잖아 난 준비가 돼 있어

‘오케이’ 하게 만드는유일한 요소 엄정화…화려한 동시에 애잔한,그런 배우를 본 적 없다 올 여름 극장가의 복병으로 12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이철하 감독의 '오케이 마담'은 북한 요원의 비행기 공중 납치라는 위험천만한 …

[영화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설렘

방영은 한참 전에 했는데 뒤늦게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 '하트 시그널' 시즌3를 보고 그만, 또 빠져버렸다. 시즌2를 보면서 큭큭 거리고 웃다가 괜히 혼자 진지해져서 화면 속 등장 인물들에게 말을 걸거나 아침에 보기 시작해…

[영화觀] 에스프레소 같은 남자, 라이언 고슬링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존재들이 있다. 간식을 달라고 쳐다보는 반려동물의 애절한 눈빛은 귀엽기도 애틋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어린 아이의 함박 웃음 또한 단번에 보는 이들을 무장해…

[영화 觀] 언택트 시대의 컨택트

모두에게 어려운 매일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걱정스러운 시국에 더해 긴 장마 끝에 찾아온 태풍들의 반갑지 않은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어느덧 9월인데 돌아보면 2020년 한 해는 참으로 지난했다. 재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