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묻지 말라" 특수교육 중학교 진학 설명회 발언 논란

"학교에 묻지 말라" 특수교육 중학교 진학 설명회 발언 논란
학부모 단체 "차별적·모욕적" 반발... 기자회견 예고까지
교육당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16일 설명회 재개최
  • 입력 : 2025. 07.09(수) 13:48  수정 : 2025. 07. 09(수) 17:01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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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전경.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지역 특수교육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중학교 진학설명회에서 한 교육청 관계자의 발언을 두고 "차별적이고 모욕적"이라는 학부모 단체의 비판이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며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교육당국이 사안 직후 신속히 협의에 나서며 갈등은 조기에 수습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주지부(이하 지부)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3일 제주시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학년도 특수교육대상자 중학교 진학설명회 자리에서 불거졌다. 당시 강연자로 나온 모 특수교육 관계자는 "아이가 체육시간에 옷 못갈아입으니 옷 좀 갈아입혀 주세요 등의 요구를 하지 마라", "우리 애 좀 잘 봐주시지라고도 하지 마라", "아이가 집에 왔는데 무릎에 멍이 들어있다고 학교에 묻지 마라, 교사도 모른다"는 발언을 해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현장에 있던 학부모들은 "설명회 어디에도 아이에 대한 인권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 참석자는 "학부모들에게 경고하는 말만 가득해 설명회가 끝난 후 울면서 귀가했다"고 전했고, 다른 참석자는 "처음부터 우리 아이들을 배척하는 태도로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들을 혼내는 듯한 태도였다"고 말했다.

지부는 설명회 직후 즉각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9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도교육청과 제주시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과 두 차례 공식 협의를 진행하며 입장을 조율했고, 지부는 기자회견 취소를 알리며 갈등을 봉합했다.

지부는 "도교육청이 우리 지부가 제기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통합교육 질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약속했다"면서 "긍정적인 협의 결과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합의된 주요 사항으로는 오는 16일 설명회 재개최, 30일에는 교육감-학부모 면담, 통합교육 수업지원 인력 배치 및 협력체계 구축, 학교 내 안전사고 예방·대응체계 마련, 학부모와의 정례 소통협의체 운영 등이다.

제주시교육지원청도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 설명회에 참석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학부모님들께 존중과 공감의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학부모님들과 정기적 협의체를 개최해 특수교육에 대한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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