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메리 론리 크리스마스

[한라일보]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이 다시 울려 퍼지고 제과점에선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크리스마스이브의 호텔은 예약이 가득 찬다. 손 글씨로 적은 카드와 정성스…

[영화觀] 우리가 겨울을 지날 때

[한라일보] 겨울은 명백한 계절이다. 특히 가난한 청춘에게 유독 그렇다. 뜨거운 여름도 만만치 않은 힘든 계절이긴 하지만 묘하게도 여름과 청춘은 긍정적인 기운을 만들어 낸다. 흐르는 땀방울도 싱그럽고 벅차게 뛰는 몸짓도…

[영화觀] 눈 감아봐도

[한라일보] 진실은 언제 거짓이 되는가. 그것을 말해야 하는 순간을 외면했을 때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진실 앞의 순간에서 당연히 해야 할 말도, 끝내 해내야 할 일도 완수하지 못한다. 질끈 눈 감고, 이를 …

[영화觀/ 새로 나온 영화] ‘부부’라는 시스템… 청춘의 삶.사랑

▶요정=경쟁 카페 사장이던 영란(류현경 분)과 호철(김주헌)은 부부가 된 뒤에도 남은 계약기간 때문에 따로 가게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한 카페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페 수익은 집안 내 권력으로…

[영화觀/ 새로나온 영화] 만인의 연인 外

▶만인의 연인=열여덟 유진은 엄마가 사랑을 찾아 집을 나가자 스스로 삶을 꾸려가기로 한다. 피자 가게에서 '알바'를 시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알아간다. 유진은 사랑 앞에서는 솔직하고 적극적…

[영화觀] 너에게 닿기를

[한라일보] 사랑은 두 사람만의 언어로 이뤄진다. 그것은 말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몸짓만으로 충분하기도 하다. 때로는 눈이 둘 사이에 긴밀한 요새가 된다. 그렇기에 그 관계는 눈빛의 교환을 눈치챈 타인에게 쉽게 발각된다. …

[영화觀] 오픈 더 도어

홍상수 감독의 28번째 장편영화 '탑'이 개봉했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의 극장 개봉은 올해 봄 '소설가의 영화' 이후 6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해 '인트로덕션'과 '당신 얼굴 앞에서'로 두 편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데 이어 올…

[영화觀] 마음을 건다

[한라일보] 윤혜성 감독의 단편 영화 '현수막'은 15년 전 사라졌던 언니가 남겨진 가족에게 다시 돌아온 그날의 하루를 담고 있는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 곁을 떠난 가족을 찾기 위해 남겨진 가족들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건다. …

[영화觀] 우리 사이엔 끓어야 할 마음들이 있다

[한라일보] 내가 몸이 아플 때 할머니는 항상 가스레인지 위에 주전자를 올리셨다. 끓어 오른 물에 꿀을 한 숟가락 넣은 다음 천천히 저어서 내밀며 '속이 아플 때는 뜨거운 걸 식혀가면서 먹으면 금세 괜찮아져'라고 얘기하셨다…

[영화觀] 지금 이 순간

영화가 삶을 보여주는 방법에 리얼리즘 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가 나타났다.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두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가 바로 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대혼돈 …

[영화觀] 부산에 오면

[한라일보] 2022년 27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회 개최를 선언했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영화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야 했고,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배우 …

[영화觀] 염정아라는 속수무책

10년 전에 봤는데도 아직도 생생한 장면이 있다. 스스로가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치던 한 사람의 처절한 몸부림과 무너짐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서는, 용기라고도 패기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종류의 곡진한 몸짓. 아마…

[영화觀] 당신의 의미

나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만큼 자연스럽지만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우리는 번번이 그 사랑에서 실패하기에 자주 아프고 계속 열망한다. 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과 만나고 싶다는 소망과 만나야…

[영화觀] 우리의 여름

[한라일보] 놀랍게도 올해의 여름도 지나갔다. 갑자기 재채기를 하고 이불을 끌어와 목까지 덮는 순간 이번 여름도 이렇게 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닐 것 같지만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

[영화觀] 사랑의 역사

어떤 기억들은 상처의 흔적처럼 희미하지만 또렷하게 남는다. 성급하게 떼어버린 딱지는 모양 없는 문신처럼 몸과 마음의 일부로 함께하게 되는데 그걸 볼 때마다 후회와 함께 이상한 그리움에 잠기곤 한다. 내가 그때 그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