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오민애가 나타났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의 주인공은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배우 오민애에게 돌아갔다. 배우 오민애는 '사랑의 고고학'에 출연한 배우 옥자연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오민애가 나타났다'는 말은 발견의 …

[영화觀] 테이블 매너

봄 극장가에 자신만의 예술 창작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두 거장의 작품이 선보인다. 무려 27번째 장편을 선보이는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와 '드라이브 마이 카'를 통해 칸과 아카데미 각본상을 석권…

[영화觀] 볼 빨간 사춘기

어린 시절에는 엄마와 평생을 함께 살 줄 알았다. 엄마의 품 안에서 나는 나로 시작됐고 탯줄이라는 물리적 끈이 사라진 뒤에도 긴 시간 나는 엄마 쪽에서 시작된 끈을 쥐고 살고 있다. 늘 그 끈을 꼭 쥐고 있었다. 때로는 내가 …

[영화觀] 누구의 삶에도 지각은 없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투쟁이 시작되었다. 지난 25일 이들이 서울 마포대교를 막고 느릿느릿 행진을 이어가자, 30분 발목이 묶인 이들이 30년간 갇혀 산 사람들을 향해 끔찍한 살기를 뿜어냈다. …

[영화觀] 액터 스트레인지

'루이스 웨인: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이하 루이스 웨인)는 의인화된 고양이를 그려 유명해진 천재 화가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다. 병든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수많은 고양이 그림을 그린 남자 루이스 웨인은 전기가 찌릿…

[영화觀] 내 안의 그때

이야기는 어디에서 태어날까. 그리고 태어난 이야기는 어떻게 전해질까. 소설로, 영화로, 음악으로 표현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안에 자리잡고 있던 감정들이 쌓이고 뭉쳐져 빚어진 고유의 형상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

[영화觀] 그녀를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것

영화 [스펜서]의 도입부, 스크린에는 ‘실제 비극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자막이 뜬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한 여자의 실화이자 비극을 담고 있다. 왕비가 되…

[영화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나는 5년 전부터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두 마리의 유기묘들에게 옥희와 덕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내 공간 안에서 함께 살게 된 것은 5년 전부터이지만 아마도 나는 이 땅에 태어나면서부터 이름을 모르던 수많은 고양이…

[영화觀] 겁 없는 사랑

무언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늘 두렵고 간절한 일이다. 사라질까 두렵고 잊혀질까 조바심이 나는 일, 영원히 존재하기를 바라고 가능하면 함께 끝을 맞이하기를 소망하는 일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물론 무언가…

[영화觀] 꽃이 피는 곳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은 길었다. 한 계절이 지나가는 일이 이토록 더디게 느껴지는 건 비단 반복되는 영하의 바람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전염병의 숫자들,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

[영화觀] 태양의 노래

양기는 태양의 기운을 뜻한다. 만물이 살아 움직이는 활발한 기운인 양기는 음양오행에 따르면 음기에 상대되는 양의 기운이기도 하다. 이 양기가 강한 사람들을 흔히들 '기가 세다'고 하기도 하고 활력이 넘치고 의지가 강해 …

[영화觀]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람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성향이다. 정치적 성향, 종교적 성향을 비롯 최근 혈액형을 뛰어넘어 자기소개의 첫 번째에 등장하는 MBTI테스트의 유행을 보고 있자면 '우리는 얼마나 닮은 사람인가'가 시대의 화두가 …

[영화觀] 그림자의 호위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때론 존경으로까지 이어진다. 결혼한 친구들에게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꽤 많은 이들이 사랑보다 존경을 상대에 대한 감정의 확신이라고 얘기해줬다. 애…

[영화觀] 기운 센 첫사랑

지난 연말연초를 따뜻하게 데워준, 핫쵸코 같던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이 종영했다. 전교 1등과 전교 꼴찌의 다큐멘터리가 역주행하면서 다시 사랑의 한복판으로 소환된 두 주인공 최웅과 국연수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는…

[영화觀] 잘 부탁드립니다

지난 1월 12일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 두 편이 같은 날 한국 극장가를 찾았다. '글래디에이터', '델마와 루이스', '마션'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의 '하우스 오브 구찌'와 '쥬라기 공원',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이너리티 리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