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의 목요담론] 기후변화와 실행력

[오수정의 목요담론] 기후변화와 실행력
  • 입력 : 2025. 07.31(목) 01: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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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태양이 뜨겁다. 원도심 안, 제주기상청을 뒤로해 앉아 있는 우리 사무실도 덩달아 데워진다. 폭우로 이어질 것 같은 장마는 만날 틈도 없이 끝나버렸다. 지난해에 이어 앞당겨 찾아온 더위는 기후변화를 실감케 한다. 언론에서도 '일상화된 가뭄', '제주 기후변화의 심각성'이란 기사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장마가 비껴간 여름 가뭄은 농작물을 비롯해 산업과 생활 전반에까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뉴스에서 말하는 '100년만의 무더위'라는 멘트도 어색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대에 있다고 배웠다. 최근 들어 점점 길어지는 여름을 보낼 때마다 예전과 다른 기후변화에 두려움이 앞선다.

2023년 기상청에서 발간한 '제주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후반기(2081~2100)에는 겨울은 없고, 여름이 지속되는 섬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보고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추위를 이기기 위해 우리 부모님 세대가 입었던 배자나 토시, 설피(雪皮) 등 의복들은 후손이 체험할 수 없는 오래된 역사 유물로 간주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직 롱코트의 멋들어짐도 우리나라에서는 기록에서나 확인될 뿐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기상이변은 '왕이 덕이 부족하거나 나라에 변고가 있을 징조'로 해석됐다. 당시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과 같은 사상으로 날씨를 이해했다. 현재에는 과학적 해석을 통해 소빙하기·엘니뇨·라니냐·화산 폭발 등으로 다양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미신적 해석이 더 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기후는 다양한 원인으로 당시부터 아주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던 기후변화가 아니었을까.

19세기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기상관측은 군사작전 상 매우 중요했다. 우리나라에서 관측은 1884년 인천세관과 원산세관에서 출발한다. 중일전쟁 초창기인 1938년경에는 431곳의 보조기상관측소에서 관측이 이뤄졌다. 기상관측 결과는 일반 기상관측 외에 전쟁 시에 이용되는 군비행기의 운영을 위해서도 매우 필수적이고 용이했던 자료이다.

제주 역시 일제 강점기 중요한 지리적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1923년 현재의 위치인 건입동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됐다. 특히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한 거점으로서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어떤가. 과거에는 군사적인 이유로 기상관측이 이뤄졌다면, 지금은 이상기후의 원인을 밝히는 방향타로서 태풍·호우·가뭄·해수온 상승 등 인류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료를 생산해 내고 있다. 기상에 대한 데이터 결과는 환경문제 외에 인간의 삶의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것으로 도출됐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 시작돼 버린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관건은 바로 탄소중립을 위한 실행력이다. <오수정 제주여성가족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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