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동북아시아 에너지 정책의 판도를 바꿨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됐고, 간헐성과 공급 불안전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간 초고압 직류(HVDC) 전력망을 연결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SB Energy를 통해 중국·러시아·한국전력과 동북아 슈퍼그리드 협의체를 제안해 2016년 MOU를 체결했음에도 정치·경제·지정학적 리스크로 착공은 지연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이미 HVDC로 국가 간 전력망을 연결해 슈퍼그리드를 형성하며 실시간 전력 거래를 가능케 하고 있다.
제주도는 에너지전환의 선두 주자이자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 지역이다. 육지와의 3연계선은 국내 최초 HVDC 해저 송전선이지만, 슈퍼그리드와는 개념적 차이가 있다.
제주는 '서해안 HVDC 고속도로' 구축과 세계 최대 규모의 추자도 해상풍력 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으며, 단순한 전력 생산지를 넘어 세계적인 HVDC 변환 허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북아 중심축에 위치한 제주는 중립성과 접근성을 갖춘 HVDC 변환소 최적지로써 동북아 전력 교환의 관문이 되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2023년 기준,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소비는 전 세계 34.4%에 달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세계 최대의 전력 거래 시장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계에너지 질서를 선도하는 중심에 '허브 섬' 제주가 있길 희망한다. <김민호 제주에너지공사 혁신경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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