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마음으로 짓는 '아기 이불'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마음으로 짓는 '아기 이불'
도민 참여형 '손의 연대' 9일간 조각보 작업
100여명 참여… "여럿이 함께 만들어 의미"
  • 입력 : 2025. 06.29(일) 01:11  수정 : 2025. 06. 29(일) 01:52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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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에서 참여자들이 손바느질로 만든 조각보를 이불천에 채우고 있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지난 27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 형형색색의 네모난 자투리 헝겊들이 놓여있는 테이블마다 삼삼오오의 사람들이 손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4개까지 원하는 만큼 각자가 고른 헝겊 조각들을 손으로 한땀 한땀 바느질로 엮어 하나의 조각보로 만들었다.

이들이 손바느질을 하게 된 이유는 아기 이불을 짓기 위해서였다.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예술단체 손의 기억이 마련한 사회적 고립 해소 프로젝트 '손의 연대'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아기 이불 짓기'가 진행돼서다. 참여자들이 직접 바느질을 해 만든 조각보를 엮어 하나의 아기 이불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7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에서 제주도새마을부녀회원들이 손바느질로 아기 이불에 채울 조각보를 만들고 있다. 박소정기자

'아기 이불 짓기'는 코로나19로 개인의 사회적 고립이 확산되던 시기인 2021년부터 시작됐다. 고립에 지쳐가는 사람들을 위해 예술·치유·연대를 주제로 한 공동체 예술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뤄진 프로젝트다. 그해 하반기부터 예술보건실 '1인 치유 공예실'을 운영해 하루에 소규모 정원으로 3시간 정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고 2022년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여덟채의 아기 이불가 완성됐고, 전통 방식의 목화솜 이불 장인을 통해 다듬어져 2023년에 미혼모 보호시설에 전해졌다.

올해도 9일간 미혼모 보호시설에 기부할 아기 이불을 짓는다는 소식에 마음이 이어졌다. 고사리손에서부터 학생, 도민, 관광객, 예술가, 지역 단체·기관들까지 이불이 완성될 수 있도록 직접 자투리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조각보를 채워넣었다. 올해는 여덟채의 이불을 만들 예정인데, 이불 한 채에는 150여개의 자투리 천이 담긴 조각보 35개가 들어간다.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에는 이날 기준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찾으면서 이날 벽면에 걸린 하얀 이불 천들에 조각보가 거의 채워지고 있었다.

지난 27일 제주시 삼도동에 있는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에서 '연대의 벽'에 미혼모와 아이들에게 응원을 전하는 메시지들이 적혀있다. 박소정기자

이날 현장에서 만난 홍경애 제주도새마을부녀회장은 "경험하지 못한 처음 접하는 봉사여서 궁금해서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는데 봉사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라며 "여러 사람의 손바느질로 만든 한조각 한조각 모여 이불 하나를 만든다는 것이 너무 의미있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또 한편에 있는 감상과 메시지를 남기는 '연대의 벽'에는 "항상 행복해", "따뜻한 이불 덮고 포근한 밤 보내길", "아가들아 지구별에 와줘서 고마워" 등 미혼모와 아이들을 위한 응원의 마음도 담겼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손의 기억 신소연 대표는 "예술을 매개로 치유되고 연대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오로지 마음 하나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 이렇게 연결되는 순간순간들이 아름다웠고 이러한 선함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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