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서울국제도서전 관람객들이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에 '지역출판 진흥 조례'가 만들어졌지만 수년째 작동하지 않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주최하는 책 축제를 출판 활성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을 뿐 '지역출판 진흥 계획' 등 지역출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제주도의 출판 정책은 빈약하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 서울국제도서전. 유명 영화감독, 배우 등이 등장한다는 행사장 주변에는 통로가 막힐 정도로 인파가 넘쳤다. 입장권 예매가 조기 마감되는 등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한국을 포함 17개국이 참가한 도서전의 관람객은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다. 국내에서만 430여 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들이 북마켓, 전시 등을 열었는데 이 중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등 지역출판을 알리는 부스도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의 흥행 속에 제주에서도 지역의 색깔을 담은 책 축제의 차별화와 지역출판 육성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우당도서관의 '제주독서대전', 탐라도서관의 전국 독립출판물 박람회인 '제주북페어 책운동회', 서귀포시 도서관운영사무소의 '서귀포 베라벨 책정원' 등에 이어 한국지역출판연대의 '한국지역도서전'이 10회째인 내년부터는 제주에서 고정 개최되는 등 책 축제가 한층 풍성해질 전망이어서다. 이 중 '한국지역도서전'은 제주도 한라도서관이 유치한 사업으로 제주에서 첫발을 뗀 2017년(1회) 이후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운영해 왔다.
도내 책 축제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2018년 제정된 '제주도 지역출판 진흥 조례'는 실천되지 않고 있다. 도지사가 지역출판 진흥을 위해 5년마다 수립, 시행하도록 한 '제주도 지역출판 진흥 계획'은 제주도에서 2023년 4월 기준으로 작성한 40여 쪽의 '지역서점(지역출판)' 진흥 계획'이 전부다. 이마저 기존 사업의 개요와 실적, 조례를 나열한 수준이다. 지역출판 진흥 계획 수립·추진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 지역출판심의위원회는 여태 구성되지 않았다. '지역출판 지원'을 통해선 국내외 출판 관련 전시회 등 참가, 문화콘텐츠산업과 연계한 지역출판 활성화 사업, 지역출판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역시 조례상 문구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2023년 진흥 계획은 당시 행정시에서 운영하는 사업 현황을 파악해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 같다. 위원회 구성 건은 제주도에 유사 위원회가 많고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면서 비슷한 성격의 타 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안을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선 지역출판 진흥 계획 수립이나 위원회 구성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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