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쉼 없이 달려온 삶을 되돌아본다. 두 명의 원로시인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기만 하다.
ㅣ눈물도 곱아불언마씀
제주어로 시를 써 온 황금녀(87) 시인이 신작 시집 '눈물도 곱아불언마씀'을 펴냈다. 시집 제목 '눈물도 곱아불언마씀'은 제주어로 '눈물도 숨어버렸습니다'라는 뜻이다.
'눈물도 곱아불언마씀', '보름 이왁', '으따 으싯이 봐졈수다양', '선달래 고장', '나 이 땅에 왓당그네' 등 총 5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66편의 시를 실었다.
시인은 눈물도 숨어버릴 만큼 지난했던 제주의 시간을 애잔한 눈길로 돌아본다. 그 속에는 가난했으나 다정했던 유년의 기억이 있고, 젊은 부모와 친구와 이웃들이 있다. 그 모든 것을 무참하게 무너뜨린 제주4·3의 아픔을 담은 시들도 담겼다. 제주어를 시적언어로 그려내며 제주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위무한다. 출판사 측은 이 시집에 대해 "제주 사람들의 삶에 바치는 헌사이면서 그 뿌리로부터 이어지는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와 기원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가 고향인 시인은 1960년 MBC 창사 기념 문예공모에서 수기가 당선됐고 2004년 제2회 전국 기독여성문예공모 시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7년 첫 시집 '주님 뵈올 날 낼 모리 동동'을 시작으로 제주어시집 '둥근 달이 청멩케 넘어감서고', '열두밧디 고망 터진 항 삽서', 제주어 동시집 '고른베기' 등을 펴냈다. 한그루. 1만5000원.
ㅣ언더그라운드 사랑법
"내 눈이 깊이와, 넓이와, 높이의 한계만큼 열기도 무한대로 열어두어야 한다. 닫혀있는 곳에선 깨달음이 없다."
제주 강중훈(85) 시인이 첫 에세이집 '언더그라운드 사랑법'을 펴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써 내려온 220편의 글이 실렸다.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언론 칼럼을 비롯해 각종 문예지 등에 실린 글들을 모았다. 시인으로, 공직자로, 농사꾼으로 쉼 없이 달려오면서도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는 그의 삶의 이야기가 담겼다. 4·3유족인 시인은 1948년 성산일출봉 앞 '터진목 학살'에서 살아남은 얘기도 들려준다.
시인은 1993년 '한겨레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오조리, 오조리, 땀꽃마을 오조리야', '가장 눈부시고도 아름다운 자유의지의 실천', '동굴에서 만난 사람', '아름다워라, 해 돋는 마을' 등을 냈다. 시산맥사. 1만8000원. 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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