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5월 제주도에서는 국내 최초로 섬식 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고급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광로 구간을 개통 운영하고 있다. 기존 중앙로 구간의 정류장이 두 개가 있는 상대식 정류장을 대체해 섬식정류장을 중심으로 한 버스중앙 전용차로를 신설하고 여기에 양문형버스를 도입해 정류장 한 곳에서 동시에 양방향 승하차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버스 중앙차로는 보도폭을 줄이고 가로수를 제거하는 문제로 많은 도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도로 폭을 조정해 보도와 가로수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서광로와 향후 동광로 구간도 시설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금번 서광로 구간에서는 17개 가로변 정류장 중 8개는 유지해 급행버스와 시외운행버스가 정차하고, 9개 정류장은 폐지해 섬식정류장으로 대체했다. 섬식정류장 대기공간에는 냉난방기, 온열의자, 충전시설, 버스정보안내기, 영상모니터, CCTV와 무인경비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어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릴 때 기존 정류장에 비해 높은 만족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섬식정류장 이용과 양문형 버스 운행에 초반에는 여러 가지 혼란이 있었으나, 점차 안정화를 찾고 있다고 판단한다. 개통 초기에는 자가용 운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며 특히 기존 유턴 구간이 금지된 것에 대해 여러 민원이 나왔다.
또한 시외노선과 급행노선은 기존 가로변 정류장을 이용하고 나머지 노선은 섬식정류장으로 승하차가 이뤄지며 이용객들도 혼선을 겪었다. 같은시간에 여러대의 버스가 섬식정류장에 도착했을 경우, 탑승 버스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행정에서는 서광로 구간 버스정류장에 54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배치하는 등 섬식정류장 설치로 이용객들이 겪는 초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장소 진입 전에 요금을 정산하고 밀폐형 공간에서 수평 승하차가 이뤄져야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섬식정류장에서 현재와 같은 분리 운영 방식이 이용객 편리와 안정성 차원에서 바람직한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양문형 버스의 운영에 대해서도 운전원과 승객들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혹자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BRT가 온전히 구축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간선과 지선 노선의 굴곡화 해소 및 환승 대기시간 단축을 통한 이동 편의성이 미흡해서가 아니냐며 비판한다. 행정에서 이를 흘려듣지 않기를 바란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섬식정류장을 주축으로 한 제주형 BRT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향후 2단계와 3단계 계획으로 순항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형 BRT가 전국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행정에서의 세밀한 버스 정책 운영을 기대해 본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전 제주교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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