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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의 시(詩)로 읽는 4·3] (35)아, 샛바람이여-제주4·3항쟁 70주년에 부쳐(백기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1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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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때 그 벅찬 해방의 감격이 막

밝고 맑은 희망으로 나부끼던 싱그러운 섬마을마다

느닷없이 불을 싸지르고 타다당 집중사격으로

쓰러진 사람, 사람들

자지러지던 어린것은 시끄럽다고 쏴버리고

웬짓이냐 이놈들아, 왠짓이냐 이놈들아 울부짖던

어머니는 첩자라고 갈겨버리고 그 살육

그 끔찍한 범죄가 질서가 되고 역사가 되어온 치욕

통곡마저 반역이 되던 세월

죽고 나서도 죽지 못한 원한이

마치 깔갈한 모래밭에 떠밀린 미역쪼가리마냥

몸부림 쳐 일으킨 샛바람이여

이제는 몰아쳐 이제는 몰아쳐

저 반역의 역사를 발칵 뒤집어엎어라

오늘도 흰구름 이고 껍뻑이는 한라여

그때 그 찢겨진 참해방의 깃발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나부끼시라

그날 그 피눈물의 싸움은 패배한 게 아니다

저만치 앞서가는 인류의 영원한 걸라잡이라

아, 천년만년 한결같이 변혁의 샛바람이여

이어차 쳐라쳐라 이어차 철쳐라

이어~차 아어~차 이어~차~ 이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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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白基玩)은 백범(白帆) 김구(金九) 선생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백범이 치하사건으로 수감되었다가 탈옥했었는데, 백기완의 조부 백태주가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키고 돌봐주었다. 백기완은 해방 후 서울로 가서 백범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백범을 따르게 된다. 백범 또한 그를 좋아해서 그가 즐겨 읊던 한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를 휘호로 써주었다. 백기완은 1960년대 한일협정반대운동을 시작으로, 3선개헌 반대와 유신철폐 등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으며, 1974년 유신헌법철폐 100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여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75년 형 집행 정지로 석방되었다. 현재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노랫가사의 원작의 시 '묏비나리'를 짓기도 했다.

"미군이 제주도를 거대한 킬링필드(killing field)로 바꾸어 놓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언급한 사회학자 조지 카치아피카(George Katsiaficas)의 말은 정당하다. 4·3당시 미군의 개입에 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서울 프레스센터 비상시국회의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촉구하면서 백기완은 "정부는 행정권한을 남용해 강정마을 일대에 '제2의 4·3사건' 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백기완은 "남북 지도자가 한반도의 허리를 자른 미국에 사과를 요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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