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된 제주 용담로 작업실, 밤으로의 초대

갤러리가 된 제주 용담로 작업실, 밤으로의 초대
'라이브 페인팅' 조기섭 작가 1차 보고전으로 개인전 열어
8월 6~31일 밤 8시부터 2시간씩 '스튜디오126'서 진행
호분·은분 이용한 평면 작품 조도·동선에 따라 다른 화면
  • 입력 : 2019. 08.06(화) 16:3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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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126 전경.

조기섭의 '00000: 삼사라(Sam sa-ra)'(부분). 호분과 은분을 쌓아올린 뒤 지워내길 반복한 화면 아래 희미한 형상이 보인다.

그는 16주 동안 붓을 들고 '라이브 페인팅'을 했다. 흡사 거리 공연(버스킹)처럼 관람객들이 붓질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작업실을 개방했다. 마침 그의 창작공간은 건물 1층 버스정류장 앞에 있었다.

우연히 작업 순간과 맞닥뜨린 행인들은 자연스레 '미술 세계'를 경험했다. 다섯 개의 판넬로 구성된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어 가는 여정을 온·오프라인으로 낱낱이 드러내보였다.

스튜디오126(제주시 용담로 126 1층)에서 이같은 '슬로우 라이브 페인팅' 프로젝트를 펼쳐온 제주 조기섭 작가. 그가 첫 번째 보고전 형식으로 '00000: 삼사라(Sam sa-ra)'란 제목의 개인전을 연다. 그간 창작실을 열어놓고 정해진 시간에 작업을 하며 대중과 소통을 꾀했던 조 작가가 이번엔 작업 결과물을 관객들과 나눈다.

조 작가는 호분(흰색)과 은분(은색)만으로 겹겹이 쌓아올린 평면 작품과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평면에 깊이를 만들기 위해 그림의 표면을 갈아내는 샌딩 작업을 했다. 그 흔적 아래로 이전에 그렸던 형상이 남아있다. 조도, 관람객 동선 등 그림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화면이 빚어진다. 관람자들도 현장에서 또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셈이다.

전시는 이달 6일부터 31일까지 계속된다. 관람 가능한 시간은 밤 8시부터 10시까지(월요일 휴관)로 작품의 특성상 시각적인 효과가 가장 돋보이는 밤 전시로 기획됐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디렉터이자 큐레이터는 "다각적이고 실험적인 이 프로젝트는 시각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무는 시도이며, 그 안에 담긴 세계를 재정립하는 작가의 새롭고 도전적인 행위"라고 소개했다. 문의 010-9036-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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