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목요담론] 제주를 대표하는 색은 무엇일까

[이성용 목요담론] 제주를 대표하는 색은 무엇일까
  • 입력 : 2019. 06.06(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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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5월은 초록이 진해지는 나무들과 들판의 풀들로 눈이 호사스럽다. 문득 제주를 대표하는 색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꽃들과 자연속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제주의 봄은 노란색이다. 그 이유로는 봄철에 대표적인 것이 유채꽃이며 노란색이기 때문이다. 여름은 철쭉의 빨간색, 가을은 메밀의 순백색, 겨울은 설경과 감귤의 백색과 노란색이다. 따라서 제주의 대표색은 노랑, 빨강, 흰색이며, 주변에서 보는 돌과 흙들은 검은색, 나무는 초록색이다. 그래서 필자는 제주의 대표색은 검은색,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흰색이라고 생각한다. 검은색이 연상되는 것은 돌담과 들판의 흙이다. 초록색은 곶자왈을 비롯한 나무들이다. 노란색은 유채꽃, 해바라기, 감귤이다. 빨간색은 송이, 동백, 진달래, 철쭉 등이다. 흰색은 메밀, 한라산의 눈이 대표적이다. 색은 공기와 배경, 햇볕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눈에서 인식하게 되는데 나무들의 초록색도 지역에 따라 배경이 되는 흙과 돌의 차이로 인해 다르다고 한다.

봄철에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밭담과 어우러지는 노란 유채꽃을 보기 위해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유채와 돌담들이 묘하게 잘 어울리는 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추억과 감흥을 오래 간직하곤 한다. 여름은 제주의 한라산을 비롯한 오름에 지천으로 보이는 철쭉과 진달래가 만개한 붉은색의 경관은 한라산, 제주의 풀들, 그리고 초록의 식물들과 시각적으로 잘 어울린다. 가을은 최근 들어서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메밀이 만들어내는 순백색의 경관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제주의 밭담과 잘 조화되어 장관을 이뤄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겨울은 한라산의 설경이 대표한다. 따라서 하얀 눈이 제주의 시각경관을 형성한다고 할 수 있고 겨울산의 설경을 좋아하는 탐방객들로 인해 겨울철 한라산은 인기가 좋고 탐방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경관관리계획에서는 제주대표색으로 제주바다색, 감귤색, 현무암색 등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제주의 자연환경에서 착안된 색들이다. 자연과 동화되는 색채와 자연경관이 보존 및 향유할 수 있는 색채들이 제시되었고, 배경이 되는 색, 바탕이 되는 색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볼 때는 도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색들이 지정되어 있고, 이것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생기지만, 경관심의나 건축심의 등 관련 심의위원회에서 세밀하게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자연경관이 우수하여 방문한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해야 사시사철 볼 만한 경관을 지속해 나갈 것인지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소중함의 가치는 있을 때는 모르고 없어지면 알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것들이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후손들에게 잠깐 빌려 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이성용 제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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