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우의 문연路에서] 삼나무, 천덕꾸러기 취급되어서는 안돼

[양병우의 문연路에서] 삼나무, 천덕꾸러기 취급되어서는 안돼
삼나무, 도내 산림 5% 분포
‘벌채’ 대상으로 접근보단
‘자원’으로 활용 고민해야
  • 입력 : 2025. 07.08(화) 06: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도내 산림 약 5%에 해당하는 4307㏊에 삼나무가 분포하고 있다. 삼나무 조림은 1924년 월평지역에 27㏊ 식재된 것을 시작으로 1933년 남원읍 한남리에 300㏊가 조림되었고 해방 이후 60~70년대 치산녹화기에 대량으로 조림되어 30여년 동안 3만㏊ 이상 식재된 제주를 상징하는 인공조림의 대표적 나무였다.

그런데 앞서 3만㏊ 이상에 달했던 삼나무 숲은 현재에는 4307㏊까지 줄어들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적 이유로는 감귤산업의 위기탈출로 감귤원 폐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방풍림이었던 삼나무가 감귤원 폐원으로 대규모 벌채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환경·보건적 이유로는 과밀화된 삼나무 조림이 다른 식물 성장을 방해함은 물론 다양한 탄소흡수원의 성장 및 증대를 방해해 탄소 저감 효과를 저해시킨다는 이유와 특히 1월부터 4월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삼나무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 아토피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50년 넘게 제주도민과 함께하고 예산을 들여 조성된 삼나무림이 천덕꾸러기가 된 것인데, 말 그대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제주도정이 삼나무림으로 인한 문제를 단순히 수종갱신 또는 벌채 대상의 시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스러움이 있다.

제주도정은 이미 2022년 제주삼나무림 등 분포현황 조사 및 자원화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의 모델을 제시함에 있어 새로운 삼나무림 조성 계획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삼나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삼나무는 과거 선박의 재료나 건설자재, 고기상자, 밀감상자 등의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점차 수입목과 플라스틱 합성목재에 밀려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자원화에 걸림돌이 되는 단점도 있지만 도내 삼나무림 중 80%가 벌채 가능한 30년이 초과된 것이어서 즉시 자원화 할 수 있고 내구성, 방부성 등의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곳에서 목재 원자재로 쓰임이 분명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삼나무 자원의 활용은 곧 제주도내 목재산업 활성화와 직결이 된다.

자원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삼나무를 천덕꾸러기가 아닌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도를 높인다면 도내 목재산업 경쟁력 강화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중 하나다. 비자림로를 시작으로 물찻오름과 사려니오름을 거쳐가는 삼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숲길이다.

삼나무는 여전히 제주도민에게 휴식과 힐링을 주고 있는 천덕꾸러기가 아닌 제주의 소중한 자산이다. 다시 한 번 생태적 가치에 대해 되돌아 보고 더 늦지 않게 자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양병우 제주도의회 의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31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