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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의 편집국 25시] 돌을 쌓는 여인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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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념식은 지난해 70주년을 맞아 끓어올랐던 제주4·3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이어가야 하는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더불어 '남성'이라는 또 하나의 짐을 지고 살아야했던 여성들에 대해 조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 제주4·3은 '제주도민'이라는 하나의 보편적인 범주로 묶이면서 여성의 경험은 곧 남성의 것과 동일시돼 일반화됐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의 여성들은 남편이나 아들이 피신한 공간을 지키면서 그들에게 행해졌을 폭력을 대신 감당했고, 성폭력과 성고문, 심지어 군인에게 강제결혼을 당하기도 했다. 반면 국방부에서 발간한 '한국전쟁사'에는 "군인들 중 제주 여성과 결혼한 사병이 적지 않았다"며 "이는 제주에서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왜곡했다. 이 왜곡된 부분은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삼 서독 대통령 바이츠제커의 1985년 5월 8일 종전 40주년 기념 국회 연설을 떠오르게 한다.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오늘에도 눈을 감습니다"라고 말한 그 연설에서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여성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지닌 무거운 짐 중에서 가장 커다란 몫을 짊어진 것은 아마도 각 민족의 여성들이었을 겁니다… 말할 수 없이 어두운 날들에도 인간성의 빛이 꺼지지 않게 지켜온 것은 그들이었습니다. 싸움이 끝날 무렵부터 미래에 대한 확실한 전망도 없이 선두에 서서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리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었습니다. 싸움이 끝난 후에 점차 자신을 회복한 것은 무엇보다도 여성들 덕분이었습니다."

제주4·3으로 인해 파괴됐던 것을 메우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우리는 좀더 눈을 돌려야 하는 것 아닌가.

<송은범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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