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두고 유치원-어린이집 '엇갈린 시선'

유보통합 두고 유치원-어린이집 '엇갈린 시선'
24일 제주유보통합 기반 마련 위한 정책 연구 중간보고회
유치원 '통합 불필요' VS 어린이집 '통합 필요' 입장차 뚜렷
  • 입력 : 2025. 06.24(화) 17:27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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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주한라대학교 금호세계교육관 시청각실에서 \\\'제주유보통합 기반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한라일보] 정부가 0~5세 영유아가 기관에 관계없이 질 높은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을 하나로 통합하는 체계, 이른바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격기준과, 처우, 정체성 문제를 두고 양 기관 교사들 사이의 시선 차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4일 한라대학교 금호세계교육관 시청각실에서 '제주유보통합 기반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는 제주한라대학교 유아교육과 연구진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연구진은 유치원·어린이집·특수교육대상 유아 및 장애영유아 교사 751명과 학부모 935명 등 총 16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간 의견 차가 발생했다. 유치원 교사의 64.3%는 유보통합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반면, 어린이집 교사의 76.5%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보통합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공공성 강화(38.4%)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유치원 교사들은 사회적 인식 확산(28.6%), 어린이집 교사들은 동일한 서비스 제공(27.1%)을 그 다음 이유로 들었다. 반면, 유보통합이 불필요하다고 본 이유로는 유치원 측에서 교육철학과 체계의 차이(44.4%)를, 어린이집 측에서는 자격·처우 격차에 따른 갈등(43.7%)을 각각 우려했다.

유보통합 추진 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유치원 교사들이 교사 자격 및 양성체계 정비(55.2%)를, 어린이집 교사들은 처우 및 복지 개선(27.3%)을 꼽았다. 자격 기준과 관련해서도 유치원 교사 87.2%는 기존 자격체계를 유지를 선호했지만, 어린이집 교사 53.4%는 단일 자격체계 통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현장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교사들은 대부분 유치원 교사와 보육 교사 사이의 입장차와 서로 다른 자격 기준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도내 한 병설유치원 교사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자격체계 유지는 필수적"이라며 "통합 자격과 처우 개선이 어떤 방식으로 교사 전문성을 강화할지 정책적 시사점에서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유치원 교사는 "3~5세 연령을 어린이집에서도 맡고 있지만, 연령별 발달 특성을 고려하면 해당 연령에 맞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면서 "단순 자격 통합 보다는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에서는 유보통합의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법·제도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어린이집 교사는 "유보통합은 가야 할 길이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법령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며 "도지사와 교육감 등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어린이집 교사가 많고, 현장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크다"며 "제주도만의 특수성을 살린 통합 모델이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오는 7월 말 최종 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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