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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재의 목요담론]작은 소망들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0. 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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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회를 개최한다. 필자는 이 대회 준비단에 참여하면서 제주도의 실무진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잘 반영해 차분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보통 국제회의는 그 주제가 미래 지향적이거나 인류를 위한 보편적인 용어, 혹은 지속가능발전 등 거창하고 멋있는 말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제주도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회의 주제는 'FUN'인데, 이는 '재미' 혹은 '즐거움' 또는 '장난' 등의 의미를 갖는다. 약간 가벼운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우리가 무엇을 할 때 '재미'가 없다면, 무슨 목적으로 그것을 할 것인가를 반문해 보면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2020 세계지질공원 대회는 여러모로 재밌는 요소를 갖춘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2020년은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 만 10년 되는 해이므로, 이를 자축하고 그 의미와 성과를 다시 새겨보는 계기가 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4년마다 현장 평가를 통한 재인증을 하므로 이제 2번의 재인증을 거친 제주 세계지질공원은 명실공히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둘째,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 등 국제지정지역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 동 대회기간 동안 세계인에게 제주도가 자연환경을 얼마나 잘 보전하고 우수하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셋째, 북한의 세계지질공원 인증 여부를 제주도에서 심사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작년 말에 북한은 백두산 지역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심사가 동 대회 기간 동안 열리므로 흥미롭게도 북한의 세계지질공원 인증 심사를 제주에서 하게 된다. 필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이므로 역사적 현장의 일부가 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백두산에 현장 심사자로 가고 싶다. 모쪼록 북한의 관계자가 제주도에 다수 참가해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완성해 보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4월 쯤 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이 확정될 한탄강지질공원과 공유형 세계지질공원을 운영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넷째, 이번 대회는 실내 모임 이외에 현장 워크숍이 기존보다 하루 더 추가되어 참가자가 제주의 참모습을 더욱 생생히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특기할만하다. 다섯째, 동 대회 전후에 제주를 방문하고자 하는 참가자에게 숙박, 교통, 안내 등 편의를 제공하는 '제주 심층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우리만의 손님 환대 방식을 적용해 볼 구상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박한 생각을 해본다면, 자연기반 치유가 유행인 요즘 제주도에서 경관과 자연으로 치유되는 것 뿐만 아니라, 먹거리로도 현대인의 문명병이 치유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즉, 제주에서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을 실천해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즐거울 것이다.

올가을에는 제주에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상향의 자연을 느끼세요' (Feel Utopian Nature, FUN)라고 말하며 즐거움을 누릴 생각이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 선임연구위원·평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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