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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임진왜란의 또 다른 영웅 제주마(馬)
의병장 고경명 부자의 '정기록'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9. 09.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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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제주도에 보낸 격서
고종후 "전마 보내달라" 호소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제주에 격서를 보내 군마를 요청할 만큼 제주마는 왜국의 보병에 맞설 거의 유일한 전력으로 평가됐다. 대표적인 혈전으로 꼽히는 충남 금산에서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의병장 고경명 부자가 당시 제주 절제사와 제주의 유력가문에 전투마를 요청하며 보낸 격서 등이 번역돼 책으로 나왔다.

제주교육박물관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최근 향토교육자료집 '국역 정기록'을 펴냈다. 조선시대 의병장으로 활약한 고경명(1533~1592)과 그의 맏아들 고종후(1554~1593), 둘째 고인후(1561~1592)가 남긴 정기록은 세 부자가 순절한 뒤 1599년 고경명의 여섯째 아들인 고용후(1577~?)에 의해 발간됐다.

책은 고경명 부자가 의병을 일으키기 위해 각 지방과 각계의 인사들에게 보낸 격서와 서한, 사후에 왕 또는 왕세자로부터 영전에 보내진 제문과 발문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왜란 중 전라도와 제주도 등 각 도에 보낸 격서(檄書)와 통문(通文) 등을 담고 있어 긴박한 전황과 그들의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고경명은 임진왜란이 발생한 1592년 6월 제주절제사 양대수에게 보낸 격서에서 왜국의 보병을 제압할 기병이 필요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탐라는 말이 골짜기를 뛰어넘는다 하니 오직 사냥함에만 도움이 됨이 아닐 것이요… 배에 가득히 실어 바다를 건너게 하는 은혜를 입는다면 거의 우리 군대의 위용이 크게 드러날 것입니다."

고종후는 '제주의 세 가문에 보내는 통지문(通濟州三家文)'에서 "제주, 정의, 대정 세고을에 거주하는 고씨, 양씨, 문씨 세 가문"을 거론하며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본도에는 공관에도 사가에도 땅을 쓸어버린 듯하여 군기와 전마를 마련할 길이 없습니다. 엎드려 애걸하오니 재력에 따라서 전마를 내주시거나…."

실제 제주마는 임진왜란 때 전투마로 투입돼 의병들의 발이 되어 곳곳에서 활약했다. 국역은 한학자로 활동 중인 김영길씨가 맡았다. 비매품이지만 사이버제주교육박물관(cyber.jjemuseum.go.kr)에서 전자책 형태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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