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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냐 우발이냐… 고유정 재판 '돌입'
제주지법 제2형사부, 22일 공판준비기일 진행
변호인 "살해 인정하지만 계획적 범행은 아니"
변호인 접견시 "부끄럽지만 억울한 마음 있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7.23. 12: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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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고씨의 변호인 측은 살해와 시신 훼손, 유기 등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이는 성폭행을 방어하려다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23일 살인 및 사체 손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재판이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이에 고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정 방청석에는 피해자 유족은 물론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취재진, 도민 등으로 만석을 이뤘다.

 이날 고씨의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애초에 범행을 계획한 것이 아닌 피해자가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전 졸피뎀이나 혈흔, 전기충격기, 수갑 등을 인터넷·핸드폰으로 검색하고, 제주에 오기 직전 졸피뎀 처방을 받은 사실 등에 대해서는 사전에 범행을 준비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봉기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우발적 범행에 대해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에 대해 다음 재판까지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재판의 쟁점 정리를 마무리하고, 오는 8월 12일 첫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 공판에는 고씨가 출석해야 한다.

 재판이 끝난 뒤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씨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억울함 심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고씨가 이번 사건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억울한 마음도 있는 것 같다"며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 펜션에서 미리 구입한 졸피뎀을 음식물에 희석해 전 남편인 강모(36)에게 먹인 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해당 펜션에서 이틀간 시신을 훼손한 뒤 같은달 28일 오후 9시29분쯤 완도행 여객선 위에서 5분간 바다로 유기했고, 나머지 시신은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에서 추가로 훼손, 5월 30일 오후 11시와 31일 오전 3시, 2차례에 걸쳐 쓰레기 분류시설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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