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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목요담론]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는 단상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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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운 좋게 지인들과 경기도 양평군에 소재한 황순원 문학촌에 가게 되었다. 양평의 해장국집과 매기 매운탕집 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소나기 작가의 문학관이다. 매표소와 비를 피하던 수숫대 체험코너를 돌고, 전시관에 들어서자 작가의 창작물을 소재로 한 여러 코너들이 차려져 있었다. 평소 필자는 여행할 때마다 새에 관한 소품이나 이야기를 유심히 살피는데, 황순원은 학, 기러기, 독수리 등 새의 습성을 바탕으로 여러 작품을 남겼다. 순간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이 있었다. 단편소설 '학' 전시코너에서 주인공 덕재와 성삼의 관계를 확인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읽어 본 적이 없었다가, 여행 후에야 그 소설을 접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이념의 갈등을 동심과 우정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이 찡하다.

지금에야 어딜 가든 금방 찾아가지만, 황순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다. 작가는 작품 속에 단 두 줄을 쓰기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메모해서 작품 속에 정확히 남겼다. 한국전쟁 전에 나비연구차 제주도에 오신 석주명 선생도 단 한 줄의 논문을 쓰기 위해 나비 표본 3만 마리를 만진 것으로 유명하다. 서귀포시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황순원의 '비바리' 작품 또한 작가의 세심한 정보력이 잘 드러나 있다. 육지 남자 '준이'와 제주 잠녀 '비바리' 의 만남에서 이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전개하면서, 당시 제주 4·3으로 인한 제주사람들의 고난을 비롯하여 잠녀의 자맥질 모습과 해산물 종류, 단추 공장, 제주어 쓰임새, 산남과 산북의 물 문제 등 제주 출신이 아닌 작가라서 더 많이 찾아낸 제주 정황을 볼 수 있다.

총을 소재로 '학'과 '비바리'를 통해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르며 겪게 된 작가의 고통과 희망을 짐작케 한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끼리 전쟁하고 이간질하는 그런 분열적 삶을 정당화하는 것을 막아보려는 것이었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총을 들었지만, 작가는 펜을 들어야 했던 것이다.

요즘 섬휘파람새가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때마침 제주를 찾은 두견이도 피를 토하듯 울어댄다. 여름철새인 두견이는 자기가 둥지를 틀지 않고 섬휘파람새 둥지에 의지한다. 그러니 두견이는 자기 새끼를 위해 여러 섬휘파람새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알아내야 한다. 한 둥지의 한 개의 알을 탁란해야 하는 두견이의 입장에서 얼마나 고달플까. 그렇다고 섬휘파람새는 편안할까. 하지만 둘은 경쟁을 하되 전쟁을 거부했다. 자연은 그래서 신비롭고 평화로운 것이다.

불행히도 국가기념일인 4·3과 5·18 그리고 6·25 모두 총으로 얼룩진 비극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주의 곳곳을 찾아 잃어버린 흔적과 사라져 버릴지 모를 제주 사람들의 기억과 자연을 꼼꼼히 기록해야 할 듯싶다. 진솔함이야말로 이념 간, 지역 간, 세대 간에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잘못된 정보가 그릇된 의식으로 안착해서 제주사람과 고향이 다른 사람들 간에 생길 다툼을 막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6월의 두견이가 양 날개는 펴고 날면서까지 우는 까닭을 생각해본다. 비를 맞으면서까지.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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