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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의 백록담] 우도 '평화통일의 소'를 아십니까?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8. 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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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두 정상이 손을 맞잡아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에서 느꼈던 감동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한라산 흙과 백두산 흙을 모아 소나무를 심기도 하고, '멀다고 하면 안되갓구나'라는 북한 정상의 '농담인 듯 농담 아닌' 말을 들었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얼마 없으면 '100일'이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또 만나자'고 다짐했고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8월 말에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렇듯 남북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남북평화의 상징'을 내세우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제주에서는 이미 오래전 '남북평화의 상징'이 있었다. 바로 '소섬'이라고 불리는 우도(牛島)의 '평화통일의 소'와 '제주감귤'이었다.

기자가 '평화통일의 소'소식이 궁금해진 이유는 또 있다. 한달전 제주에서 열린 '평화송아지 백일잔치' 현장에 가서였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제주탐나라공화국에서 열린 '평화송아지 백일잔치'는 일년전 부부연을 맺은 서산한우 '해우군'과 제주한우 '탐라양'이 출산한 송아지 백일잔치였다. 제주한우와 결혼한 서산한우는 지난 1998년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회장이 5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었던 일화로 유명한 '평화의 상징'이다. 소를 끌고 간 이유는 북한이 고향인 정 회장이 17살 때 지독한 가난 때문에 가출할 때 소 판돈을 몰래 훔쳐 나온 죄책감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서산한우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평화의 의미를 담은 '평화송아지' 백일잔치를 보면서 오래전 우도의 명물 '평화통일의 소'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우도 '평화통일의 소'이야기는 22년전으로 거슬러 내려간다. 1996년 여름 경기도 북부지방 집중호우로 북한의 황소 한 마리가 비무장지대 '유도'로 떠내려온 것을 이듬해 겨울 극적으로 구조했다. 당시 황소는 지뢰를 밟아 다친 상황이었고 무게도 300kg도 되지 않았다. 이렇게 구출된 황소는 '평화의 소'라는 이름이 붙여져 보살핌 속에 건강을 회복했다. 김포시가 이 소를 '평화의 소'로 명명하면서 당시 국토 최남단 북제주군 농가가 기증한 '통일염원의 소'를 시집 보냄으로써 제2의 수소가 태어나기에 이른다.

결국 이 소는 새천년을 맞는 2000년 어미소의 고향 우도(牛島)에 '새천년 평화통일의 소'로 명명된 후 보금자리를 잡았고 수년동안 평화통일 염원의 상징으로 인기를 모았다. 수백명의 관람객이 이 소를 보러왔고 당시 북제주군은 수천만원을 들여 축사를 단장하고 홍보안내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소는 2000년 7월부터 우도 한우 암소들을 맞아 송아지를 생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는 2006년에 자연사했고 그 이후 관심은 시들고 말았다. 그리고 뒷이야기를 아는 이들이 많이 없다. 우도면에서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전해준 이야기는 소를 기르던 이가 숨지면서 결국 혈통은 지키지 못했고, '우도 평화의 소'를 알리는 상징물도 사라졌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보니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우리가 '남북평화'와 '통일'을 대하듯 이 소에 대한 관심도 '반짝'에 불과했던 셈이다. 통일을 향한 마음의 상징물이었던 우도 '평화통일의 소'를 잘 지켜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다른 상징은 '제주감귤'이다. 제주도에서도 1999년 이뤄졌던 감귤보내기 운동을 적극 알리면서 이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제주의 '감귤보내기'는 '비타민C 외교'로 칭찬을 받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평화교류와 염원은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것이 '평화통일의 소'처럼 잊혀지지 않는 길이다. <이현숙 행정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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