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에서 이 한권의 책을] (1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북클럽에서 이 한권의 책을] (1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마지막 사람들이 전하는 말… 미지의 땅 찾아 떠나는 여정
  • 입력 : 2022. 06.30(목)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죽음에서 시작하는 접근법으로
세계 여러 유물 답사하듯 소개

사는 동안 황금으로 치장했던 날
도굴꾼 표적되는 욕망의 덧없음
전쟁은 유물 파괴와 발견 동시에
고고학 연구 새로운 계기 되기도

30여 년간 세계를 종횡무진으로 누벼온 고고학자 강인욱 교수가 고고학의 매력과 진정한 삶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한다. 화려한 황금 유물에서부터 저자가 직접 발굴한 자작나무로 감싼 원주민의 유골에 이르기까지,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물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유물이 단순하게 흙투성이에 깨진 조각 혹은 불타버린 잿더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지혜와 통찰을 선사하는 귀중한 선물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미지의 땅을 찾아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이 장대한 여정은 우리의 현재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저자 강인욱, 출판사 흐름출판)



▶대담자

▷강창주 :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윤주영 : 봄날독서회 회장

▷김정환 : 봄날독서회 회원

'…고고학 여행'으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 왼쪽부터 봄날독서회의 김정환·윤주영씨와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강창주 위원.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제공



▷강창주(이하 위원):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윤주영(이하 윤): 학창 시절부터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고고학은 왠지 고고하고 지루할 것 같아서 접해 보지 않았는데 막상 접해 보니 다소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유물들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혜를 저자의 생각으로 풀어 주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김정환(이하 김): 고고학에 대한 친숙한 느낌과 더불어 같이 답사를 다녀온 기분이었다. 태어나서 죽음으로 가는 삶과 반대로 죽음에서 시작하는 고고학의 접근이 흥미로웠고 고고학과 삶을 결부 짓는 점도 좋았다.



▷위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윤: 유라시아의 최대 강국이었던 흉노를 무너뜨린 것은 강력한 군사력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간파하고 흔들던 중국의 화려한 사치품들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단조로운 초원의 빛깔에 싫증을 내어 아름다운 빛깔을 탐한 결과가 결국은 나라를 멸망하게 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황금과 같은 것을 갈구하는데 지나친 유물에 대한 기대와 욕구는 오히려 흉노가 중국의 화려한 사치품에 의해서 멸망했듯 결국 파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 무덤에서 꺼내는 유물은 단순한 유물을 넘어 살아있는 사람들이 준 마지막 선물이다. 그러나 가끔 그런 사실을 잊어버리고 나누는 고고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내심 무덤에 대해서 두려워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일을 해내려는 모습에 공감했다. 그리고 죽은 뒤에도 영생을 꿈꾸거나 부귀영화를 꿈꾸며 황금으로 치장하지만 그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것과 남아 있는 황금은 오히려 도굴꾼들의 표적이 되어 덧없는 인간의 욕망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위원: 고고학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책을 읽고 난 후의 차이점이 있다면?

▷윤: 과학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발굴은 손으로 섬세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고학은 화려한 유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접근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주 섬세하고 정성이 들어가야 하며 고고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다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고고학이라 하면 영화 인디애나 존스나 슐리만의 트로이 유적 발굴처럼 굵직하고 다이내믹하며 숨은 황금을 찾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흙 속에 파묻혀 인골과 씨름하고 작은 토기 한 조각이라도 발견되기를 기다리며 그 조각이 주는 과거의 퍼즐을 맞추는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위원: 영국의 고고학자 모티머 휠러는 '고고학은 과학이 아니라 그것은 전쟁이다.'라고 했는데 고고학과 전쟁의 상관관계를 말해 본다면?

▷윤: 전쟁은 많은 유물을 파괴하기도 한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많은 문화재와 유물이 파괴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라는 것이 유물을 발견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전쟁의 기록들이 승리자와 권력자에 의해서 기록되어 남아 있는데 고고학을 통해서 그 과정을 다시 객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김: 전쟁이 모든 것을 파괴하듯 고고학도 지층을 파괴해 그 속에 있는 유적과 유물을 꺼낸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본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지도와 용품, 참호 기술 등이 고고학에도 적용되고 특히 비행기를 활용한 정찰과 사진들이 땅 위에서 못 본 지역의 유물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전쟁이 고고학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여는 큰 계기가 된 것 같다.



▷위원: 사람들이 고고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고고학은 수천 년 전의 왕의 모습이나 생활 모습 등을 유추할 수 있고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현 세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궁금증을 고고학을 통해서 유추해 동화나 애니메이션의 소재로 쓰이기도 하고 역사적 기록에서 부족한 부분을 고고학의 유물을 통해 범위를 넓히고 증빙자료가 된다. 이런 점이 고고학을 좋아하는 것 같다.

▷김: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의 영향이 큰 거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고학자는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나 캐리비안의 해적 잭 선장처럼 숨은 보물과 황금을 찾아 신나게 모험하며 결국엔 멋있게 찾아서 세상에 꺼내놓고 그 의미에 대해 결론을 내어버리는 히어로 같은 존재라서 좋아하는 건 아닐까. 물론 고고학의 참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위원: 고고학의 원칙 중 하나가 발굴하지 않고 땅속에 두는 것이 가장 큰 보존이라고 한다. 이에 관한 생각은?

▷윤: 개발의 논리로 인해서 문화재를 발굴하는 과오를 저지르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발굴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발굴하다 한계를 느끼면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발굴 기술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고 후대에 굳이 발굴하지 않더라도 무덤 속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기술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김: 고고학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지금보다 후대에 발굴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일도 있다. 또한 도굴 과정에서 한번 발굴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최소한의 발굴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데 공사나 개발로 인한 구제발굴이 오히려 유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발굴을 빨리하려는 것보다 오히려 그대로 놔두는 것이 더 좋은 보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봄날독서회]

봄날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살이를 나누는 독서동아리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 서귀포시 서부도서관에 생긴 독서회로 이제 기지개를 켜고 생기있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연락처 010-3077-8186.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92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