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의 건강&생활] 코로나와 화병

[진승현의 건강&생활] 코로나와 화병
  • 입력 : 2021. 01.20(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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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1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전쟁이 있었던 시기에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힘든 시기이다.

지난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는 20대 환자수가 5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30대 환자도 1.5배나 증가했다. 일반 병원에서 우울증이나 기타 불안장애로 진단받는 환자 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작년에는 화병 환자수가 과거 증가속도 대비 더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화병이란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한스런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몸이나 마음의 병을 일컫는다. 울화병이라고도 한다. '울'은 억눌린 것을 의미하고 '화'는 분노를 의미한다. 우리는 누구나 세상과 심적인 교류를 끊임없이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외부에 의해 마음이 자주 공격을 받을 경우 처음에는 견뎌내지만 결국 병이 들고 만다. 그게 신체적으로 드러나면 불면, 공황장애, 어지럼증, 구토, 복통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제일 클 것이다. 가게들은 문을 닫고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미래에 대한 공포가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더욱 증가한다. 최근 가정폭력사건이 증가한다고 한다. 집안 내에만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데 화병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보면 전혀 다른 질환으로 왔는데 진단결과 화병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꽤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화장애이다. 보통 20~30대가 많은데 소화가 잘 안 돼 처방을 받기 위해서 왔다가 화병으로 인한 신체증상으로 판명이 나는 것이다. 불면증도 대표적인 예이다. 본인은 '아무 문제없고 그냥 잠만 잘 못자는 편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면에 화병이 잘 해소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화병인지 아닌지 간단하게 구분할만한 자가진단법을 소개해본다.

<지난 6개월간>

▷가슴이 매우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다 ▷숨이 막히거나 목,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열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뛴다 ▷입이나 목이 자주 마른다 ▷두통이나 불면증에 시달린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마음의 응어리나 한이 있는 것 같다 ▷뚜렷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민다 ▷자주 두렵거나 깜짝깜짝 놀란다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

위의 항목 중에 본인에게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한번쯤 화병을 의심해볼만 하다. 뿐만 아니라 방금 언급한 것처럼 화병과 상관없을 것 같은 소화기장애로 나타날 수도 있고 기타 잘 낫지 않는 통증 등 다양하게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화병은 일반 질환과 달리 내가 병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부터 치료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야 신체적 증상으로 오인하지 않고 마음을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화병이 발병하였다면 병을 인정하고 더 진행되기 전에 열심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진승현 꽃잎위에선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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