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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희의 백록담] 책의 도시 제주, 올해의 책 유감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5.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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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독서대전'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독서축제가 펼쳐진 해는 2017년. 제주 공공도서관을 주축으로 그해 11월 탑동 해변공연장 일대에서 진행된 제1회 제주독서문화대전이 그것이다. '스타 강사'로 불리는 설민석 작가의 강연에 주최 측 추산 1만명 넘는 청중이 모이는 등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에 힘입어 제주시는 지난해까지 세 차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에 나섰고 삼수 끝에 국내 최대 독서축제를 제주로 끌어왔다.

지난 23일 제주아트센터에선 2020대한민국 독서대전의 출발을 알리는 선포식이 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청중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축제의 시작을 지켜봐야 했는데 '책의 도시, 제주시'가 구호에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너나없어 보였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2019년 국민 독서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만19세 이상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로 2017년와 비교해 7.8%포인트 감소했고 독서량은 6.1권으로 2년 전보다 2.2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들은 이번에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 보다는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을 더 많이 꼽았다. 제주가 17개 광역지자체별 독서율, 독서량, 독서시간, 공공도서관 이용률, 독서 프로그램 참여율 등 5대 독서지표에서 인천, 서울과 더불어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고 하나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1주일에 1회 이상 책을 읽는 습관적 독자를 늘리고 장기적인 제주 독서정책을 추진하는 계기로 준비되고 있을 테지만 아직까진 '지역'이 보이지 않는다. 책을 매개하고 소비하는 대상에 비해 제주에서 책을 생산(창작)하는 이들에 대한 지지는 취약해보이기 때문이다.

9월 독서대전을 앞두고 제주시는 지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에 맞춰 '올해의 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시민 도서선정단,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성인, 청소년, 어린이 부문으로 3권의 도서를 뽑았다. 선정 도서 면면을 보면 이미 출판시장에서 검증된 책인건 맞지만 제주에서 새롭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올해의 책'을 전국 책 읽기 사업으로 벌인다면 '제주의 책'은 더더욱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제주는 2018년 '제주특별자치도 지역출판 진흥 조례'가 제정돼 지역출판 지원 조항 근거가 마련됐다. 아쉽게도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지역출판이 설자리는 여전히 좁다. 제1회 제주독서문화대전에 앞서 2017년 5월 제주에서 첫 한국지역도서전을 개최하면서 지역출판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살폈던 일이 있다. 자본의 힘이 출판에도 적용되는 터라, 지역에서 지역 작가가 쓴 책들이 노출 기회를 얻는 게 쉽지 않다. 부산문화재단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독서인문학 활성화 사업으로 부산 출판사 신간도서 책자를 꾸준히 묶어내고 있다. 지역 문화자산을 바로 알리려는 취지다. 대한민국 독서대전, 지역의 문화를 바지런히 담아내는 지역출판과 저자들에게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진선희 교육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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