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한라에서 백두까지] (6)백두산 관광의 명암

[2019한라에서 백두까지] (6)백두산 관광의 명암
관광객 급증 따른 식생피복·환경훼손 부작용 우려
  • 입력 : 2019. 10.23(수)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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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백두 보존·관리방안 사례 공유 필요

백두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산·지질경관과 우수한 생태적 가치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중국 내는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북한쪽을 제외하고 백두산 관광은 주로 중국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측 북파, 서파, 남파코스를 통해 한해 270만 명 정도가 백두산 등정에 나선다. 2005년 35만 명 정도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중 90%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한다.

백두산 서파 1442 계단을 오르며 천지 등정에 나선 관광객들. 강희만기자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화산·지질경관과 생태자원에 동북3성의 인문경관 자원이 백두산의 주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인문경관 자원은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생활문화와 일제 강점기의 항일유적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항일투쟁의 중심지였던 용정의 일송정이나, 윤동주 시인 생가 등은 말끔히 정비돼 있다. 고구려 관련 유적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요한 관광코스다.

백두산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차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타나고 있다. 백두산은 현재 인위적 요인과 자연적 요인에 의해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관광객 증가 등 인위적 요인으로 백두산 정상부 등은 식생이 거의 자라지 않는 불모지화 되고 있다.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천지 주변

북파 코스의 천지 주변 천문봉 일대는 황막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천문봉 일대는 녹색화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천문봉 등산길 준공 이후부터 차량과 사람들로 인해 예전의 고산태원대 식물피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피복이 완전히 훼손돼 토양침식이 발생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때문에 백두산 정상부를 다시 푸르게 만드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산식물과 관목, 초본 식물 등을 인공적으로 심어 생태환경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백두산 서파 천지 바로 아래 셔틀버스 주차장.

중국은 몇 년 전부터 장백산(백두산) 보호관리와 관광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백두산을 총괄하는 기구로 2005년 길림성 장백산보호관리위원회를 설치, 안도현 이도백하진에 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백두산의 체계적인 보호 관리와 함께 관광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진다. 백두산의 일원적 관리와 개발을 중국 당국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도다.

백두산 관광객 급증에 따른 환경훼손 등 폐해는 탐방객으로 몸살을 앓는 한라산을 연상시킨다. 한라산 역시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정상부 일대를 중심으로 훼손이 심각해지자 복구에 나선 바 있다. 1994년부터 10여년 이상 대대적인 한라산 훼손지 복구사업을 전개했다. 남벽 정상 일대와 윗세오름~서북벽 구간 일대 등을 중심으로 훼손지 복구사업을 벌이는 한편, 자연휴식년제 실시에 들어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곧 한라산 탐방예약제 실시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용정시 비암산 정상의 일송정 소나무.

남북을 상징하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보존·관리는 무척 중요하다. 양 지역의 보존·관리방안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탐방객 증가에 따른 영향과 식생 보호 및 효율적인 보존관리, 학술연구 등 다방면의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윈윈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 리포트] 장성수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백두산 탐방의 행로와 단상"

백두산 서파 코스로의 등정은 새벽 5시에 기상해 저마다 가벼운 행장을 꾸리는 형태로 시작됐다. 오전 7시 10분 숙소에서 나온 일행이 걸어서 5분만에 산문에 도착하는 행운(?)을 누렸던 데는 용의주도한 숙소예약의 공이 컸다.

꾸불꾸불 굽은 산길을 안전속도를 준수하며 가야 되는 이동 셔틀버스를 타고서, 서파 정상아래 여객승차구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 10분. 그리고 정상까지 1442 계단을 올라가 티없이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룬 맑은 천지의 고요한 자태를 보면서 감격에 젖은 것도 잠시, 연달아 올라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서둘러 정상아래 여객승차구로 귀환한 총 시간은 겨우 두 시간 남짓이었다.

안내인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백두산 산문의 입장객 수는 북파 등정 160만명, 서파 등정 70만명 선이었다고 한다. 때마침 우리 답사팀이 방문했던 때가 중국학생들의 여름 방학기간과 겹친 7월 중순 이후 8월 하순까지의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라서 꽤 붐볐다고 했다.

이어서 오전 10시 반에 금강대협곡으로 출발해 기암괴석이 즐비한 트레킹 코스를 한 시간 쯤 느린 걸음으로 즐겼고, 운봉(雲峰)산정 휴게소에서 산행의 시장기가 담긴 점심의 맛을 느꼈다.

12시 반에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환승을 거쳐 왕지(王池) 정류장에 내리기까지는 20분이 걸렸다. 그로부터 1.1㎞ 거리에 있는 왕지분화구와 화구호를 둘러보고 왕지 정류장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한 시간이 더 소요됐는데, 그 이름처럼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경외심과 함께 신비감을 주는 비경이었다. 높은 산을 휘젓고 다닌 지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곧 바로 산문행 셔틀버스를 갈아타며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로, 저녁 6시로 정한 식사시간까지 빠져든 잠은 정말 달콤했다.

이튿날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오전 7시 30분 숙소를 떠났다. 오전 9시경 중국식 표현으론 '장백산남경구' 검문소(Polis Check)를 통과해, 현지 전문가의 도움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남파 접근도로의 중간지점까지만 가볼 수 있었다. 남파 코스는 판상 절리에 따른 낙석 위험 때문에 작년 말부터 입장이 금지된 상태로 내년까지 공사가 계속된다고 했다.

백두산 남파 코스를 잇는 접근도로는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맞닿아 있었다. 오전 10시 반경 남파 등정로의 집표소를 떠나며 체득한 것은 '길림 장백산 국가급 자연보호구'라는 명성이었다. 거기선 트레킹 코스도 자연훼손을 우려해 금지하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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