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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병의 문화광장] 4·3 마당굿에서 만난 마지막 문서연락병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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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제주에 찾아온 광복, 그러나 광복은 말 뿐이고, 제주에는 일본이 가자 미군이 왔고,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제주의 인재들이 46년 3월에 창립한 '조천중학원'은 지금보다는 수준 높은 중학교였다. 중학원 학생들은 47년 3·1절에 관덕정 북쪽 제주북초등학교에 집결하여 새 세상을 여는 3·1만세운동을 주도 했으며 그들은 신학문을 배울 책이 없었지만 일본에서 공부하던 선생님들의 노트 내용을 프린트한 교재로 공부했고 그 프린트 물들은 중학원의 교재로 쓰였으며, 뒤에는 마을 마다 학생들에게 배달되는 프린트 교재로 쓰였다. 때문에 문서를 배달하던 조천중학원 학생들에게는 문서연락병이란 다른 이름이 있었다. 그들은 신지식과 문화를 산과 마을에 전달하는 문화운동가, 진보적인 교사에게서 지식의 전도사에게 붙여준 명예로운 임명장을 가진 '문서연락병'이었다.

나는 4·3 시절의 조천중학원 출신 마지막 문서연략병을 안다. 내가 그를 만난 건 봉개마을 마을지 발간 때문이었고, 나중에 고한구(53세) 선생님을 만난 것은 그가 "마지막 문서연락병"이며, '트'라 부르는 '아지트' ○○○산전에 계시던 조천중학원의 역사 선생님이 돌아가셔서 문서연락병의 일을 그만두고부터는 그럭저럭 산다는 그를 대신할 오늘의 문서연락병을 찾는 일이 문화운동이며 4·3운동이며 교육운동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4·3답사의 길을 걸었다. 심방도 광대도 이승과 저승의 중간쯤에 있다는 '미여지벵뒤의 이별'을 준비하는 마당굿의 기획자라는 것이다.

그는 그때 "날이 잡히면 산전까지 데려다준다" 했다. 그때가 1988년 겨울, 나는 4·3연구소 초대 사무국장으로 개소식을 준비하며 비공식으로는 부지런히 4·3답사도 다니던 그때부터 4·3답사에 미쳤다. 그래서 최초의 4·3 제주민중항쟁 증언자료집 '이제사 말햄수다' 1, 2권은 출간되었고 1989년 여름에 4·3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그때 마지막 문서연락병을 날을 잡아 만났고 처음으로 쉐테우리 소설가 오성찬, 소설 순이 삼촌의 현기영 선생님과 함께 ○○○산전을 현장 답사하였다. 4·3연구소의 '이제사 말햄수다'란 의미의 4월굿 잡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19년 6월 14일과 15일 '문서연락병' '이팔청춘' '언젠가 봄날에'라는 마당굿을 보았다. 모두 너무 좋았다. 저승에 가지 못한 서러운 영혼들을 굿을 하여 저승 보내는 일이 진짜 마당굿의 문서연락병이라면 오늘의 문서연락병은 누구일까.

마당굿의 문서연락병은 '조천중학원'에서도 보였고, 홍승연 배우의 '이팔청춘가'에서도 묻어났고, 박강희 연출의 '언젠가 봄날에'에서는 특히 저승에 가지 못해 이승의 정인, 식구, 동지들 곁에 맴도는 영혼들을 거두어 이승과 저승 중간쯤에 있다는 '미여지벵뒤' 가시나무에 피묻은 옷 걸쳐두고 새로 마련한 새 옷과 짚신을 신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4·3마당굿판의 광주 5월굿을 보아서 좋았다. 광주에서 저승에 못간 세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보내는 '영게 돌려세우는 마당굿'의 문서연락병을 그리며 영혼을 저승에 보내는 게 너무 좋았다. 광대여 안녕.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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