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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종의 백록담] 제2의 산림녹화운동으로…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입력 : 2019. 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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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창문 너머 뒷산은 민둥산이었다. 중간중간 앉은뱅이 소나무 서 너 그루가 전부일 정도로 헐벗은 모습이었다.

당시 읍·면지역 일부 주민들은 근처 야산에서 땔감을 구했다. 보리짚 등을 사용하거나 삭정이를 꺾고 떨어진 솔잎을 거두며 생활했다. 덕분에 입산금지 조치로 보호되던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모양새였다.

30여년이 흐르며 사정은 확연히 달라졌다. 춘삼월이면 하얀 벚꽃이 온 산을 뒤덮는다. 여름이면 녹음이 무성해지고, 도심 속 쉼터가 되기도 한다. 가을이면 불타는 단풍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려준다. 겨울엔 꼿꼿한 모습의 나무들이 일상을 위무한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산림녹화를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 새마을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온 국민이 녹화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수종이 개발되고, 산림보호 기술 등의 체계가 갖춰지며 30여년 만에 국토의 65% 이상이 산림으로 바뀌었다. 1982년 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산림의 황폐도가 고질적이어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는 UN의 평가가 나온지 30년만의 일이다.

도심 옥상에서 보이는 제주시는 잿빛이다. 녹지 몇몇을 제외하면 황량한 빌딩숲으로 가득하다.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마저도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왜소하다. 도심 자투리땅 대부분은 주차장으로 둔갑한지 오래다. 한여름 주민들의 쉼터가 됐던 노목들도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거나 존재를 위협받고 있다. 개발에만 매몰돼 야금야금 콘크리트로 대체한 결과다.

세계 유명 도시들은 오래 전부터 도시숲에 주목하고 있다. 도시숲은 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이산화황 같은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줄여준다. 홍수 방지, 냉·난방 에너지 절감,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에 조성된 4곳의 도시숲이 1년간 364㎏에 이르는 미세먼지를 먹어 치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도시숲을 '미세먼지 필터'라고 일컫는 이유다.

미국은 일찍부터 도시숲 조성에 노력해 왔다. 민간과 기업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싱가포르는 정원 속 도시를 목표로 '파크 커넥터(Park Connector)' 프로젝트를 수십년째 진중이다. 철도 수송로를 녹지공간으로 바꾸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은 주요 도시에 수직숲 건설을 추진중이다. 서울·인천·수원 등 국내 주요 도시들도 도시숲 조성에 한창이다.

제주도가 '숲속의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심 곳곳에 바람길 숲·산림 조경숲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생활권 내에 도시림도 대폭 확대한다. 제주·서귀포시도 발맞춰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숲 조성에 나섰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보다 정교한 밑그림이 필수적이다. 행정 일변도의 사업으로는 한계가 자명하기 때문이다. 범도민운동으로 승화시켜 도민·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더불어 장기 마스터플랜도 서둘러야 한다. 지역·수종에 대한 고민없이 무조건 심다가는 사업을 되돌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50여년 전의 성공적 산림녹화는 무엇보다 국민의 적극적 참여와 함께 정부의 의지·치밀한 계획이 있어 가능했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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