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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우의 한라시론] '나는 별일 없이 산다'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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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일 없이 산다'… 모 방송국에서 방영됐던 드라마다. 작고한 국민배우 신성일이 타이틀 롤을 맡아 화제이기도 했다. 오래 전이라 가뭇하지만 한 장면만은 또렷하다. "내겐 밥 먹었냐고 물어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하루를 살더라도 그렇게 살아야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70대의 노신사 정일의 중얼거림. 소리 없는 아우성.

퍼뜩 '노인이 말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책이 겹친다. 일본 기후현 이케다정에 자리한 노인요양시설 선 빌리지 이야기다. '존엄 케어'가 그곳의 모토. 십 수 년 지났지만 부러 사나흘 찾았을 때의 기억이 새롭다.

그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 치매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 멋대로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다. 기저귀를 채우면 돌보는 사람에게 편하고 깨끗해 보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치매 어르신 당사자로선 못할 노릇. 가장 기본적인 배설행위마저 스스로 못하게 가로막힌 셈이다. 어르신은 나아지기는커녕 맥이 빠진다. 주눅 들어 되레 더 이상 일어설 기력을 잃어버린다. 어르신 자존에 생채기를 내기 때문. 그래서 그들은 당사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게 우선이다. 어르신 스스로 자신의 일상생활을 책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케어기술을 아주 섬세하게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 아니 제주에선 어떨까? 아직도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대하는 태도도 나아졌다 말하기 어렵다. 갓난아이나 어린이, 또는 장애를 지닌 사람, 가난한 사람, 치매 증상이 있는 어르신 등등. 사회적으로 약자인 그들을, 여전히 우리는 그저 도움을 베풀어야할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진 않는지. 돌이켜 볼 대목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 밑바탕에는 상대방을 낮추어 보는 의식이 자리해 있다. 잘못된 편견이다. 마땅히 바로잡아야 할 시선이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인생에 책임질 권리가 있다. 존중받아야 하는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치매가 있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도, 가난하거나 설사 어린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제주가 커뮤니티 케어 선도 지역으로 선정된 모양이다.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로 나아간다며 정책당국은 너스레친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왠지 모자라 보이는 건 필자만의 기우일까. 과연 개개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인간으로서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게 준비되고 있는지.

제안한다. 제주에서라도 커뮤니티 케어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해 보자. 이제 막 발걸음을 떼는 마당에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자. 모든 사람이 성별, 나이, 장애, 언어 등으로 어떤 제약도 받지 않도록 공동체(Community)가 나서서 설계(Design)해 보자.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Jeju for All… 모두를 위한 제주. '제주에만 가면 어린이도, 노인도, 여성도, 장애인도, 가난한 사람도, 외국인도…누구든지 자연과 벗하며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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