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 제주 유튜버 유지혜씨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 제주 유튜버 유지혜씨
"제주의 경험 소개… 진솔함 담은 콘텐츠로 승부"
  • 입력 : 2019. 04.23(화) 00:00
  • 위영석기자 yswi196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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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제주로 이주하면서 1인 크리에이터 생활을 시작한 유지혜씨는 그가 경험한 제주의 모습을 콘텐츠로 제작해 1인 미디어로서 역할을 해나고 있다. 강희만기자

2년전 제주 이주하며 1인 크리에이터 시작
'제주살이 쥬리에뜨' 운영… 현재 구독자 8000명 넘어
제주생활 꿀팁·먹거리 등 제작… 최근 제주 현안에도 '목소리'
1인 미디어 전 세계 유통채널
제주관광·언론에 시사점

1인 미디어 시대가 보다 빠르게 열리고 있다. 1인 미디어란 1인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것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이용자와 공유하는 것을 일컫는다. 2000년대 초반 블로거 등 텍스트 중심이었던 1인 미디어는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최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구글의 유튜브(YouTube)나 국내 아프리카TV 등 UGC(User-Generated Contents)서비스는 개인의 신변잡기식 동영상을 공유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1인 미디어'의 유통채널로 주목 받고 있다. '1인미디어'로서 유튜브 '제주살이 쥬리에뜨' 채널을 운영하는 제주지역 유튜버 류지혜씨를 만나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1인 미디어' 현상을 짚어봤다.

# 포털이나 유튜브에서 '제주'를 검색어로 넣고 제주지역 유튜버를 찾았지만 구독자가 1만명이 넘는 유튜버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제주와 관련된 콘텐츠를 갖춘 유튜브는 많았지만 제주사람이 운영하는 채널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눈에 띄는 한명의 유튜버가 들어왔다. 바로 '제주살이 쥬리에트' 채널을 운영하는 유지혜씨다.

그를 만나기 위해 메일을 보내고 약속시간을 잡고 지난 주 거주지가 있는 제주시 애월읍을 찾았다. 유씨의 첫인상은 바로 유튜브에 '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쌍둥이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부산이 고향인 30대 주부. 하지만 외향적인 성격에 가끔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어있고 20대에서부터 서울에서 대학생과 대기업을 다녔던 경험들은 그를 제주지역 최고의 유튜버로 만든 비결로 보였다. 본인 스스로도 "부모님의 생각대로 대학 나오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도 하고 결혼도 했다. 게임회사를 다니는 남편을 따라 2년전 제주에 이주했지만 유튜버로 변신한 현재 제주 생활에 훨씬 만족한다. 제 성격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말한다.

# 그가 운영하는 채널 '제주살이 쥬리에뜨'의 내용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제주에 대한 만족감을 담고 싶었다. 그리고 제주에 대한 표정, 경험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가 녹아 있는 듯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살고픈 제주의 모든 것을 담고 싶었기 때문에 제주를 떠난 다른 내용은 없다. 현재 60개가 넘는 영상이 올려져 있는데 제주의 관광이나 먹거리는 기본이고 그가 제주에 살면서 느낀 제주살이의 꿀팁들이 영상으로 담겨졌다. 제주 이주나 제주 관광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 이였다. 그 중 가장 인기 콘텐츠는 '비밀노트2탄-침샘 폭발! 제주도민인 제가 실제로 가는 식당'으로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2개월 전에 올렸는데 조횟수가 14만회를 넘는다. 그가 말하는 유튜버로서 성공비결은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이다. 진솔하고 친밀하게 다가가서 얘기하고 콘텐츠에 대한 애정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제주의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제주를 알리는 홍보마케터에서 저널리즘 영역으로 들어가 '1인 미디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첫 스타트로 최근 제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 다뤘다. 제주사람들이 오히려 '쓰레기 문제'의 근본 원인을 잘 모르고 있었기에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영상을 만들었고 하나하나를 설명하다보니 분량만 20분이 넘는다. '짤방'이 유행하는 유튜브에서 상당히 긴 러닝타임(?)이다. 그래도 앞으로 종종 이처럼 제주의 현안에 대해 콘텐츠를 제작, 제주지역의 1인 미디어로서 브랜드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그렇다고 그는 자신의 채널 구독자들을 무기로 콘텐츠 장사에 나설 생각은 없다. 현재 구독자가 8000명 정도인 '제주살이 쥬리에뜨' 채널이 구독자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쳇말로 잘 나가는 유튜버들에 비해서는 아직도 밑바닥 수준이다. 당분간 수익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캐릭터와 진솔함을 담은 콘텐츠로 진정한 '1인 미디어'로 거듭날 생각이다.

# 지금까지 살펴본 '제주살이 쥬리에뜨'의 사례처럼 제주의 1인 미디어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대중의 높은 관심과 인기를 얻은 1인 크리에이터는 콘텐츠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 브랜딩에 성공한 1인 크리에이터들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스타로 떠오르고 이에 따른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또 1인 미디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특성 때문에 1인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자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게다가 1인 미디어 포맷은 지상파방송으로 유입되고 있고 종이신문들은 뉴스메이커로서 1인 미디어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관광업계와 올드미디어의 향수에 젖어있는 제주지역 언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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