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만난 사람](66)제주출신 영화감독 부지영씨

[토요일에 만난 사람](66)제주출신 영화감독 부지영씨
"내 고향 스크린에 담아요"
  • 입력 : 2007. 11.03(토) 00:00
  • 홍미영 기자 myho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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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영화감독인 부지영씨. 내년 5월 제주를 배경으로 두 자매의 가슴찡한 가족사를 그린 데뷔작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개봉한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한달여 동안 제주 배경으로 영화 촬영
데뷔작 '지금, 이대로…' 내년 5월 개봉


커피숍 창가 구석자리에 앉아 손바닥만한 노트에 깨알만한 글씨로 뭔가를 메모하고 있었다. 짧은 커트머리에 붉은 뿔태 안경. 겉으로 풍기는 외모 자체만으로는 영화감독이라는 느낌이 전혀 와 닿지 않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녀와 5분 남짓 대화했을까? 그녀의 입에서는 영화 얘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왔고 분명 영화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영화감독이 확실했다.

부지영씨(37). 그녀의 첫인상은 똑부러지고 야무졌다. 가끔 이런 여성을 가리켜 제주사투리로 '요망지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졌다.

부 감독은 영화감독이기전에 3살, 4살인 두 딸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다. 집안일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아내를 이해해주는 남편 역시 같은 영화일에 종사하는 촬영 감독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부 감독을 이해하려고 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몇년간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은 여느 주부들처럼 청소며 음식준비까지 엄마 역할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날도 제주에 계신 친정 어머니가 서울로 올라오시는 날이 전부였으니까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영화 크랭크인을 하면서 부터는 집안 살림부터 아이 양육 문제까지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부 감독은 초·중·고교를 모두 제주에서 마치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 졸업후 1년간의 공백기 끝에 우연한 기회로 영화 기획·홍보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후 영화에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영화공부를 하고자 2000년 한국 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한 것이 영화시장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것.

'눈물'이라는 16mm 단편영화를 제작, 출품해 2002년 대구단편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제주트멍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다가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에서 연출부 일을 맡고,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스크립터 일을 하며 장편영화 제작 경력을 쌓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이런 경력을 발판삼아 드디어 내년 5월 개봉예정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라는 영화를 크랭크인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제주를 배경으로 한 두 자매의 가슴 찡한 가족사를 그린 HD(고화질)장편영화다.

"유년기를 제주에서 보냈기 때문에 마음속에는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었고 영화 촬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판단했습니다"며 "그래서 영화 속 주요 공간을 제주 현지 로케이션으로 결정했죠"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날씨가 좋아 지난 달 5일부터 시작된 촬영을 일찍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목포와 전주를 배경으로 한 마지막 촬영과 후반 작업이 남았다.

평소 영화아카데미 선배이기 전에 영화 '괴물'로 최고의 작품을 만든 봉준호 감독을 존경하며 앞으로 유쾌한 코믹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 당찬 제주출신 여성감독으로서 세계에 우뚝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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