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름 별미 ‘한치’ 사라졌다.. “고수온 서식지 이동”

제주여름 별미 ‘한치’ 사라졌다.. “고수온 서식지 이동”
한치 어획량 8분의 1로 줄어… 수협 경매가 두 배 뛰어
“인건비·기름값 안 나와 조업 못 해… 기후변화 영향도”
  • 입력 : 2025. 07.11(금) 16:34  수정 : 2025. 07. 11(금) 16:49
  •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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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름철 별미 한치.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 바다의 수온 상승 등으로 여름철 별미인 ‘한치’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제주시 용담1동 동한두기 횟집거리를 확인한 결과 이날 한치회와 한치물회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한 곳도 없었다.

음식점 업주 A씨는 올해 한치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평소엔 어선 한 척당 20kg씩 잡히던 게 요샌 2~3kg 밖에 안 잡힌다”며 “선원 서너 명이 나가서 인건비도 줘야 하는데 인건비는커녕 기름값도 안 나온다더라”라고 전했다.

여름철을 맞아 한치 수요가 높아졌지만 어획량이 줄면서 값은 크게 뛰었다. 성산포 수협에 따르면 최근 한치 활어 경매가는 kg당 8~9만원까지 치솟았다. 예년 3~4만원 수준이던 한치값이 배로 뛴 것이다.

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한치가 잡히는 양 자체가 워낙 적어서 지난해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하루에 어선 40척이 조업을 나가서 800kg 정도를 잡았는데, 이젠 100kg 수준에 그친다”며 “이맘때는 갈치도 제철이라 어선 한 척당 하루 20상자(10kg)가 정상인데, 요샌 많아봐야 10상자, 적을 땐 2~3상자밖에 안 된다”고 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체험 배낚시를 운영하는 B씨는 “10년 전에는 서귀포에서 한치가 잘 잡히고 제주시에서는 안 잡혔는데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며 “수온이 올라서 서귀포에서 한치가 안 보이고 제주시에서는 어획이 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치를 찾아보기 힘든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제주 바다의 ‘고수온’이 꼽힌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3일 고수온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지난 7일엔 제주바다 수온이 30℃를 기록했다. 한치 서식에 적정한 수온은 20~24℃ 정도로 알려졌다.

양병규 해양수산연구원 해양조사연구사는 “수온이 상승하고 변화함에 따라 한치의 먹이인 작은 물고기류(플랑크톤, 멸치 등)가 이동하기 때문에 한치도 먹이를 찾아 서식지를 바꾼다”며 “고수온 문제와 한치 어획량 문제가 연관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 “기후변화가 워낙 예측이 안 되기 때문에 어선들이 조업을 나가더라도 전처럼 어획량이 보장되지 못한다”며 “인건비나 유류비 등이 기본적으로 나가는 값이 있기 때문에 어획량이 보장되지 않아서 조업 나가는 횟수 자체가 줄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치는 6~8월 제주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난류성 어종이다. 서귀포시는 7월 ‘이달의 수산물’로 한치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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