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의료체계 변화와 도전] (3) 집 근처 병원서 질병 관리·치료까지 ‘원스톱’

[제주 의료체계 변화와 도전] (3) 집 근처 병원서 질병 관리·치료까지 ‘원스톱’
전국 최초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 연내 시행 예정
65세 이상·12세 이하 대상 검진·교육 등 의료서비스
주치의 등록 의료기관·환자 모두에게 인센티브 제공
  • 입력 : 2025. 07.24(목) 06:00  수정 : 2025. 07. 24(목) 13:52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고병수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장이 지난 3월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실행모델(안) 도민공청회에서 이번 제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개인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이다. 건강상 문제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운동 부족 등 여러 원인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평소 건강 관리와 질병 예방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1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그때그때 앓고 있는 질병을 해결하는 치료 중심 진료에 익숙하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선 지속적인 건강 관리와 함께 질병 예방 교육이 중요하지만 치료 중심의 국내 보건·의료 체계는 이런 문제에 대해 취약하다.

제주형 건강주치의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환자가 원하는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해 거주지와 가까운 병원에서 질병 예방과 치료, 건강 교육·관리 등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으로, 전국 지자체 중 처음 시도되고 있다.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는 지난 6월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 신설 협의에서 조건부 동의를 받아 올해 안에 시행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를 특정 지역에 한해 시범 운영한 뒤 성과를 보며 도 전역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시범 운영 지역은 제주시 삼도1·2동, 애월읍, 구좌읍, 서귀포시 성산읍, 대정읍, 안덕면, 표선면 등 7곳이다. 시행 대상은 주민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강이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과 12세 이하 아동으로 정했다. 이들이 집 근처 의료기관을 방문해 1명의 주치의를 선택해 '등록'하면 해당 주치의는 ▷건강 위험 평가 ▷만성 질환 관리 ▷건강 검진 ▷예방접종 ▷건강 교육 ▷비대면 건강·질병 관리 ▷방문 진료 ▷진료 의뢰 ▷회송 관리 ▷요양·돌봄·복지 연계 등 10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선 건강주치의로 활동할 의료기관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건강주치의 참여 의사에게 등록 환자 1명 당 연령대에 따라 최소 1만5000~4만5000원의 연간 등록·관리료를 포함해 건강검진, 교육·상담을 제공했을 때 주어지는 건강관리료, 환자 거주지에서 진료를 했을 때 주어지는 방문진료 관리료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치의 1명 당 관리하는 환자는 병원 규모에 따라 500~700명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다.

환자들에게도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환자가 질병 발생 시 막바로 2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주치의를 등록한 1차 의료기관을 먼저 방문해 진료를 받고 주치의 판단에 따라 2차 병원으로 가는 등 1차에서 2차로 이어지는 의료기관 경로를 준수하면 연간 2만~5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경증, 중증 가릴 것 없이 무분별하게 2차 의료기관에 환자가 몰리는 쏠림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이밖에 건강주치의 등록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와 지도·감독·평가 규정을 담은 조례안 제정도 추진되고 있다.

고병수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추진위원장은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선 환자들에 대한 교육과 상담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의료기관이 내원한 환자들에게 교육·상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병원 입장에선 환자를 1명이라도 더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소홀하다"며 "또 병원이 시간을 들여 환자에 교육·상담을 진행해도 환자가 다른 의료병원으로 진료 기관을 변경하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주치의 등록해 관리하는 제도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2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