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산림녹화의 기적, 이제 바다로…

[현영종의 백록담] 산림녹화의 기적, 이제 바다로…
  • 입력 : 2023. 02.06(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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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도착해서 가장 놀라는 것은 바로 나무이다. 아름드리 가로수들과 도로변 야산의 수림을 보고는 "제대로 된 나라에 왔구나"하는 감탄과 함게 안정을 되찾는다고 한다.

우리는 산림녹화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나라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도 1982년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인정했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산림녹화에 힘을 쏟아 부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온 국민이 녹화사업에 뛰어 들었다. 새로운 수종이 개발·보급되고, 산림 관련 기술 등이 체계화되며 국토의 65% 이상을 산림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산림의 황폐화가 고질적이어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는 UN의 평가가 나온지 30년 만이다.

제주바다가 신열을 앓고 있다. 갯녹음화가 만성화되면서 불모의 공간으로 퇴락하고 있다. 2021년 11월 녹색연합이 발표한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같은 해 9~10월 사이 도내 97개 해안마을의 조간대 200곳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198곳에서 갯녹음이 발견됐다. 나머지 2곳도 모래 해변을 제외하면 사실상 갯녹음이 진행중임을 확인했다.

갯녹음이란 무절 석회조류가 바다의 암반을 뒤덮는 현상을 일컫는다. 석회조류가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백화현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석회조류에서는 패조류가 살아남기 어렵다. 갯녹음이 심한 곳에서는 미역·다시마·감태 같은 대형 해조류가 자랄 수 없다. 이들이 1차적으로 공급하던 산소가 줄거나 끊기면서 물고기들도 사라진다. 이들을 먹이로 삼는 어패류들도 멸절되거나 개체수가 급감한다. 바다 사막화라고 불리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무분별한 연안 개발, 환경 오염, 기후변화, 조식동물 증가 등이 지목돼 왔다.

한국연안환경생태연구소가 며칠 전 의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하대·경희대·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독도 주변 해역에서 성게 제거 작업이 해조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성게 제거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 이전과 이후를 비교 분석했다. 수년에 걸친 제거 작업으로 성게 밀도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해조류 피복률이 평균 21%에서 28%로 증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최대 4배 가량 늘어난 곳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갯녹음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제주에서는 해수온도 상승, 오염물질 증가 등을 원인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연구 결과처럼 갯녹음이 심한 도내 연안에서도 자잘한 성게들이 군집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심도있는 조사·분석이 절실한 이유다. 오염원에 대한 규제 강화, 무절 석회조류 제거, 해조류 이식·투석 같은 실질·효과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더불어 휴식년제, 포획총량 제한 같은 중장기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 단편적인 대책으로는 우리 바다를 되살릴 수 없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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